배터리업계가 중국과의 합작 사업 투자는 축소하는 반면 미국·일본 등 우방국과의 협력은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통상 마찰과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비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사들은 주요국의 규제 강화와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일본 등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법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 자본이 25% 이상 들어간 합작사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중국과의 협력 구조를 조정 중이다. EU 역시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본 토요타그룹의 무역상사인 토요타통상과 손잡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세일럼 지역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GMBI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 최대 메탈 재활용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함께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에 배터리 리사이클 전처리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삼성SDI 또한 GM과 짓는 합작법인 발주에 LFP배터리용 설비를 추가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사들의 관계기업 투자자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관계기업 투자자산은 64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4%증가했다. 삼성SDI의 관계기업 투자금액은 지난해 10조 1865억원으로 전년 9조9962억원 대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1조 6549억원의 자금을 주로 합작법인에 투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9000억원은 GM과의 북미 합작법인에 투자해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연산 27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 달리 중국과의 합작 사업은 투자 연기나 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에 맞춰 협력을 확대했으나 캐즘(수요정체기)진입과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정책 등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협력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 공장 설립을 미뤘다. 지난 2023년 8월 합작법인 계약 체결 당시 지난해 말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착공도 안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즘 여파로 리사이클 사업의 동력이 약화된 점을 언급하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장 설립 시점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지난 2월 중국 리튬 배터리 전구체 전문 기업 CNGR과 투자해 설립한 국내 합작법인 포스코CNGR니켈솔루션의 해산을 주주총회에서 결의하고 청산인을 선임해 청산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트럼프 새 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니켈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한 현지 생산은 각국의 배터리 관련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특히 EU의 배터리 재활용 규제나 미국의 IRA와 같은 정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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