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고가 단지에서 시작된 주택가격 상승세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거쳐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인접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주택 매입·매도 의사를 동시에 밝힌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 흐름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시장 참여자의 의사결정에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30일 직방에 따르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524명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의 주택 매입 및 매도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1%가 '향후 1년 내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말 같은 조사(64.7%) 대비 8.4%포인트 오른 수치다. 매도 계획 역시 54.8%로, 지난해 말(46.5%)보다 8.3%포인트 증가했다.
주택 매입 계획을 밝힌 응답자들은 '전월세에서 자가로의 전환'(41.3%)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거주 지역 이동'(21.4%), '면적 확대·축소'(15.4%), '시세차익 등 투자 목적'(11.2%) 등이 뒤를 이었다. 실거주 수요가 여전히 중심이지만, 투자 목적 비중도 소폭 증가한 양상이다.
반면 매입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26.9%)는 '이미 보유 주택이 있어 추가 매입 계획이 없다'(31.2%)거나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30.5%)를 이유로 들었다. 가격 부담은 여전히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54.8% 중에는 '거주 지역 이동'(28.9%), '면적 이동'(19.5%) 등 실수요 사유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및 투자처 변경'(13.6%), '대출 이자 부담'(11.1%) 등 자산 운용 전략 변화나 금융비용을 이유로 드는 사례도 확인됐다. 최근의 가격 상승을 매도 타이밍으로 판단하는 움직임이 일부 수요자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매도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들 중 절반 이상인 50.2%는 '실거주 목적이거나 집이 없어' 매도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적절한 매도 시점을 지켜보는 중'(25.7%)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아, 일부는 향후 상황에 따라 매도자로 전환될 수 있는 관망 수요로 볼 수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수·매도 의사가 동시에 늘어난 것은 실수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과 함께, 최근의 빠른 가격 상승 흐름이 군중심리와 확증편향 등 심리적 요인을 자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특히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강화 시행 전 막바지 매수 수요가 시장을 자극하며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주택 매수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등 고강도 규제를 예고했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은 대출 규제, 매물 부족, 가격 피로감 등이 맞물리며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 기대보다는 각자의 재무 상황과 주거 계획에 맞춘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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