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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기여운 필모리스 글로벌 대표 "준비된 타이밍은 없어…오늘이 도전의 날"

기여운 필모리스 글로벌 대표가 메트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필모리스 글로벌

아침이 밝아오기 전, 필모리스 글로벌(Feel Morys Global)의 기여운 대표는 명상으로 하루를 연다. 핸드폰을 열기 전 마음을 다스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게 그의 루틴이다.

 

국민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마친 그는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 인구전략분석과에서 연구보조원으로 일하며 정책 데이터 분석 경험을 쌓았다. 이후 LG경영연구원·LINE Plus를 거쳤으며, 지난해에는 글로벌 시야를 넓히기 위해 프랑스와 싱가포르 캠퍼스를 오가는 경영대학원 INSEAD 비즈니스스쿨 MBA 과정에 진학, 올해 6월 졸업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싱가포르에 '필모리스 글로벌'을 창업하며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에 들어섰다. 부친이 1993년에 설립한 스포츠 선글라스 제조업체 '모리스레포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

 

기여운 필모리스 글로벌 대표가 메트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필모리스 글로벌

◆안정보다는 의미있는 도전 선택

 

기 대표는 INSEAD에서 1년을 보내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방갈로에서 유니콘 기업들과 벤처캐피털을 직접 만나며 '성장 중심(growth-driven)' 경제의 역동성을 체감했고, 한국에서 느꼈던 안정추구형 기업형태와 다른 그들의 사고방식에 매료됐다.

 

그는 "지금이 아니라면 하지 못할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봤을때 창업 만큼 저의 마음을 뛰게하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며 "MBA 이전엔 구글이나 메타 같은 빅테크 정책전문가를 꿈꿨지만, 결국 제 마음을 움직인 건 '직접 만드는 경험'이었다. 안정만 추구하는 삶보다 의미 있는 도전이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익히며 한국 아이웨어 산업의 잠재력에도 주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러닝'과 '웰니스'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젠틀몬스터'와 '블루엘리펀트' 등 한국 브랜드가 패션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확신을 얻었다.

 

"한국 제조업의 품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이제는 그 기술을 감성과 브랜드 스토리로 확장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런 이벤트에 참석한 러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필모리스 글로벌

◆글로벌 러너들과 함께 뛰며 성장하는 브랜드

 

필모리스 글로벌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호주, 홍콩 등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이 활발한 도시를 공략하고 있다.

 

기 대표는 "국가 단위가 아니라 도시 단위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SNS와 문화로 연결돼있다"며 "필모리스 글로벌의 현재 목표는 서울·싱가포르·홍콩 같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브랜드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딩 전략 또한 독특하다. 그는 '함께 뛰며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을 택했다. 서울 망원동에서 시작된 5K 러닝 이벤트 'Run the City Awake'는 싱가포르, 홍콩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러닝 커뮤니티로 확장되고 있다.

 

"건강한 아침을 여는 러너들의 모습이 곧 필모리스의 정신이에요. 도시를 깨우는 브랜드, 그게 저희가 되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프리미엄 품질을 합리적으로

 

필모리스 글로벌 고글의 강점은 모회사의 30년 제조 노하우와 '아시안 핏' 설계다. 대부분의 글로벌 브랜드가 서구인의 얼굴형을 기준으로 만들어지지만, 필모리스 글로벌은 동양인의 얼굴형과 두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해 착용감이 안정적이고 장시간 사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편광렌즈·변색렌즈를 적용해 자외선 차단과 선명한 시야를 제공하며, 모든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돼 '메이드 인 코리아'의 품질을 유지한다.

 

"좋은 제품이 꼭 비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줄여 프리미엄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게 우리의 철학이에요."

 

기 대표는 "최근에는 AI를 통해 시장 테스크, 리스크 분석은 물론, 디자인 피드백도 받고 있다"며 "AI를 통해 고객 맞춤형 아이웨어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고객 맞춤형 안경 제작 서비스 개발 계획을 밝혔다.

 

필모리스 글로벌 제품 /필모리스 글로벌

◆순탄치 않은 창업의 길…직접 부딪혀야

 

창업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준비된 타이밍은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그의 팀이 자주 외치는 'Stop Overthinking(과하게 생각하지 말자)' 역시 그 철학에서 비롯됐다.

 

"처음엔 뭐든 두려웠어요. 그런데 깨달았죠. 완벽한 순간은 없고, 생각나면 바로 해야 한다는 걸요. 리스크 분석이 몸에 밴 사람이라 늘 시나리오부터 짰는데, 스타트업에선 그게 오히려 독이 되더라고요. 깨지더라도 빨리 깨지고, 바로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기 대표는 실제로 거리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며 브랜드를 알렸다. "홍대 거리에서 시민들께 선글라스를 씌워드리고 사진을 찍었어요. 처음엔 민망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간절함이 통한다는 걸 그때 느꼈죠."

 

이후 부산 전포동의 빈티지숍과 이색 콜라보를 진행했고, 양양의 서핑숍에도 직접 찾아가 협업을 제안하며 첫 판매를 이뤄냈다.

 

기 대표의 내년 목표는 세계적인 스타트업 허브인 스테이션(Station) F 입주다. 또 3~5년 내 매출 4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 사업을 제 커리어 포트폴리오로 완성해 아버지께 '이제 저도 제 길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며 "완벽한 준비는 없으며, 생각난다면 오늘이 바로 (실행에 옮길) 그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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