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았다. 대법원 무죄판결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선 그는 "성과로 리더십을 증명하겠다"던 소신을 바탕으로 사업 전반의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버팀목인 반도체(DS)부문이 침체를 딛고 회복 기세를 보이면서 이 회장의 경영기조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로 취임 3주년을 맞았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27일, 부회장 승진 10년 만이자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4년여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 회장의 취임 3년 동안 가장 주목받는 사업 성과는 단연 반도체 부문이다. 지난 3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다소 부진을 겪었다. 특히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산업의 혹한기 속에서 시장 규모는 2023년에 전년 대비 11.1% 감소하며 침체가 본격화됐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 경영진부터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글로벌 D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며 삼성전자 안팎으로 위기감이 번지던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반도체 부문의 정상 궤도 복귀를 위해 근원 경쟁력 회복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위기론이 제기됐던 파운드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은 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매출도 8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상반기 침체했던 반도체 사업이 크게 개선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 회장이 직접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경영 전면에 나선 점이 있다. 테슬라, 애플,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성과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8월에는 애플의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로 추정되는 칩 공급 계약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700조원 규모로 추진 중인 오픈AI의 초거대 AI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온 점도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는 올해 상반기에만 18조원으로 역대 반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회장 취임을 앞두고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술 중심의 경영 기조를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오는 28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앞두고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등 경영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APEC 행사를 계기로 이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 만남을 계기로 내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핵심 제품인 6세대 HBM인 HBM4의 엔비디아 공급 건이 전격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시 돌아오고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3년간의 기술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메울 수 있을지가 기술 리더십 복원의 관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와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가능성도 향후 삼성의 조직 방향을 가늠할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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