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XMT·YMTC 등 IPO 통해 자금 조달
2026년 이후 ‘시차형 공급과잉’ 가능성 ↑
중국 반도체 기업이 자립화를 목표로 IPO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중장기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기 수요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신규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생산이 수요를 앞지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기업의 고부가가치 메모리 중심의 주력품 구조 전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 증시 기업 공개(IPO)를 추진 중인 중국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업 가치는 약 3000억 위안(약 60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CXMT는 이번 IPO를 통해 300억 위안(약 6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신규 메모리 생산라인 투자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도 잇따라 자금 유치와 증설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중국 정부 역시 지난해 약 3440억위안(약 70조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Big Fund) 3단계'를 설립해 반도체 제조·장비·소재 기업을 집중 지원, 첨단 공정 분야 투자 확대의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기관은 이 같은 투자 확산이 '시차형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생산라인은 신규 장비 발주부터 공정 안정화·양산 승인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확정된 투자가 2026년 이후 폭발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D램과 낸드 가격을 지탱하고 있지만, 2026년 이후 중국발 신규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생산이 수요를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8~2019년에도 비슷한 양상의 증설 사이클 이후 D램 가격이 분기 기준 30% 이상 급락하며 업황이 악화된 바 있으며, 2027년 전후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정점에 이른 뒤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의 전격적인 투자 확대에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부문에서 국내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 CXMT는 내년도 HBM3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SK하이닉스는 이미 세계 최초로 HBM3E를 양산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와 함께 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양국 간 기술 격차를 약 4년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생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Custom HBM) 비전을 기반으로 HBM4 개발을, SK하이닉스 역시 HBM3E 공급 확대와 차세대 HBM4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HBM4를 위시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LPDDR5·LPDDR5T 등 차세대 모바일용 저전력 제품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반도체 생산공정 전문가는 "메모리 산업은 투자와 수요 간 시차가 크기 때문에 지금의 타이트한 수급이 1~2년 뒤에도 지속될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단기 호황에 경도되지 말고 고부가·고효율 제품을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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