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파생품까지 관세…수출경쟁력 흔들
포스코, 美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손잡다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전기로 탈관세 가속
현지생산 생존 전략…정부·기업 공조 절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철강에 대한 50%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서 철강업계가 정면 돌파에 나섰다. 포스코는 미국 2위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손잡고 'K스틸 얼라이언스' 구축에 나섰고,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로 '탈(脫)관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에서반도체, 자동차 등 전략 품목의 관세가 하락됐지만 철강에 적용 중인 고율 관세는 그대로 유지됐다. 미국은 철강을 '국가안보 품목'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협상 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됐기 때문이다. 미국 관세는 철강 원자재뿐만 아니라 변압기와 가전 등 철강이 들어간 파생상품 400여개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 철강 업계는 코너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1, 2위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고관세 돌파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미국 2위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손잡으면서 고관세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내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10% 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올해 4분기 중 계약 체결이 예상된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연 1727만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보유한 미국 2위 철강사로 자동차용 강판 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포스코가 지분을 확보하면 '미국산 인정 효과'를 얻어 고율 관세를 우회할 수 있다.
포스코는 당초 현대차그룹과 함께 루이지애나에 제철소를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가동까지 최소 4년이 걸리는 중장기 사업인 만큼 내부에서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보유한 미네소타 광산과 인디애나·오하이오 제철소 등 일관 체계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2억달러(약 27조원)에 달한다.
또한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7조원 이상으로 오는 2027년까지 1조2000억원 추가 현금 창출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추가적으로 1조~3조원 규모 미국 전략 투자를 단행하더라도 재무적 감당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현대제철도 루이지애나주에 8조5127억원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오는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산 27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전용 제철소를 추진하고 있으며 직접환원철(DRI) 설비와 전기로·열연·냉연 공정을 갖춘 저탄소 체제를 구축한다. 현대제철은 이미 현지 법인을 세우고 항만 인프라·전기료 등 인센티브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사의 '현지화 전략'은 단순한 관세 회피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인프라 확충과 전기차 전환으로 철강 수요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실제 올해 미국 내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중국의 감산 조치로 국제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600달러에서 700달러 수준으로 3개월 만에 17% 상승한 만큼 미국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낮고 마진율이 안정적이어서 고부가 제품 중심 기업엔 최적의 시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단순 수출보다 미국 현지 완제품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보호무역이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통상외교와 기업의 투자전략이 병행돼야 실질적 돌파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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