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공정 최적화-성능 향상 상호보완 구조 본격화
도입 초기 단계 진입 중요성 ↑, 차세대 경쟁력으로 부각
인공지능(AI)이 반도체 공정을 최적화하고, 고성능 반도체가 다시 AI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반도체 선순환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이 'AI 반도체 혁신'으로 옮겨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사들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I는 올해부터 반도체 개발 과정에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칩 설계부터 공정 시뮬레이션, 회로 검증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 연산을 활용해 처리 속도가 수십에서 수백배 향상됐으며, 엔비디아의 쿠다(CUDA)-X·Physics NeMo를 위시한 가속 라이브러리·AI 물리모델 등이 도입돼 최적화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고성능 메모리와 패키징 기술의 발전이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속도와 AI 서버의 처리 및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반도체에서 AI로의 환류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측이 최근 "AI가 반도체 설계와 제조 효율을 높이고, 성능이 향상된 반도체가 다시 AI 발전을 가속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한 이유다.
AI 기반 '가상 설계(디지털 트윈)'와 물리 시뮬레이션 기술도 시험 생산·조정 비용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산 중이다. 실제 장비없이 가상 공간에서 공정을 재현해 오류를 예측할 수 있어, 설비 구축 전 단계에서부터 공정 조건을 미리 최적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다시 모델 학습에 활용됨으로써 설계 정확도를 높이는 선순환 역시 형성한다.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 개 이상의 GPU를 탑재한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거대언어모델(LLM) 학습과 3D 시뮬레이션 등을 지원하는 제조 AI 클라우드로, 2027년 말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룹사인 SK하이닉스도 디지털 트윈 및 AI 물리모델을 반도체 제조공정에 적용해 냉동기·공조 등 유틸리티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 또 공정 시뮬레이션 기반 AI 모델링으로 분석 속도를 최대 300배 이상 높였다.
삼성전자 역시 AI 기반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반도체 공정과 AI 서버용 메모리를 연계한 차세대 HBM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도 AI 인프라와 반도체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8년까지 GPU 1만5000대 이상을 확보해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확충할 계획이며,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 양성과 첨단 공정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민·관 협력 구도는 제조 현장과 연구개발 단계 전반에 AI를 통합하는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 및 주요 기업과 협력해 2030년까지 총 26만대의 GPU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AI 중심 투자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AI-반도체 선순환 가속'이 K-반도체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된 AI 설계·공정 자동화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이 빠르게 따라잡을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분야에서 이미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AI 기반 설계와 패키징 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하면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AI 반도체 생태계는 이제 1단 기어가 막 들어간 초기 단계라고도 볼 수 있다"며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순환 고리가 완성됐을 때 따라잡기가 더욱 어려운 만큼, 국내 기업의 선제 진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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