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원·달러 환율, 달러당 1456.9원…일주일 새 32.5원↑ 7개월래 '최고'
연방정부 셧다운 지속 전망·미 고용시장 불안감에 위험자산 선호 위축
'연 200억 달러' 투자에 외환 흐름 우려도…전문가들 "달러 강세 지속"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역대 최장기간 지속중인 가운데, 미국의 고용 불안이 위험자산 선호를 축소시켰다. 무역협상에 따른 현금 투자로 외환 흐름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원화 약세의 재료가 됐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1456.9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전일보다 9.2원(0.63%) 오른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된 4월 9일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 환율이 1424.4원까지 하락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해선 32.5원(2.28%) 올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하는 것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역대 최장기간 지속중인 가운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2026년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한 처리에 실패했다. 중산층의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의 존치 여부를 두고 미 공화당과 미 민주당의 대립이 지속된 영향이다. 예산 중단으로 안보 기능을 제외한 연방 공무원들은 일시 해고됐다.
당초 미국 내에서는 셧다운이 2주 내 종료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셧다운은 기존 최장기록인 35일을 넘겨 40일 간 지속 중이다. 민주당은 관련 예산의 1년 연장 시 셧다운을 종료한다는 방침이지만, 공화당은 협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이달 들어 공화당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중단을 위한 '핵 옵션(다수결을 통한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을 압박하고 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국회 수칙 개정을 전제한 핵 옵션은 고려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지난 2013년과 2017년에 각각 발동됐던 핵 옵션은 정부 인사와 관련한 내용으로, 예산안이나 입법에 관련한 전례는 아직 없다.
미국 내 고용 시장이 악화 중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위험 자산 선호를 위축시켰다.
미 노동부는 매달 첫째 금요일 직전월의 고용시장 상황을 담은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셧다운 이후 9월·10월 고용지표는 발표가 지연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고용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미국의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보고서는 지난달 15만3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2003년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소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냉각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무역협상 이후 국내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무역협상에 따라 설정된 대미 투자액은 연간 200억달러로, 이는 지난해 대미 흑자액의 약 40%에 해당한다. 정부는 해당 재원을 외환 보유고 운용 수익을 통해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조달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관세 영향으로 인한 물가 압박이 본격화되고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진다면 미국 시장 금리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마찰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달러에의 강세 압박은 위험자산 투자의 불안을 의미하고, 달러가 해당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에서 쉽게 내려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달러 강세 지속 및 주변 통화 약세 속에서 원화의 상대 약세도 유지되고 있다"라면서 "원·달러 단기 급등으로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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