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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K-푸드 세대교체] 농심, 장인정신에 혁신 더해 ‘신라면 이후’ 설계

미국 타임스퀘어 디지털 옥외광고에서 농심 신라면과 _케이팝 데몬 헌터스_ 협업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농심

농심이 창업주 故 신춘호 회장에서 신동원 회장, 그리고 장남 신상열 전무로 이어지는 '3세대 경영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 60년을 넘어선 농심은 이제 '신라면의 시대'를 넘어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1965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출발한 농심의 뿌리는 '장인정신'이었다. 신춘호 선대 회장은 스스로를 '라면장이'라 부르며 신라면, 새우깡, 너구리, 짜파게티 등 수많은 브랜드를 직접 이름 짓고 한국 식품의 상징으로 키워냈다. 창의성과 완성도에 대한 집착은 '작명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낳았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장남 신동원 회장은 '개척자'의 뒤를 잇는 '확장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1979년 입사한 그는 1997년 대표이사, 2000년 부회장을 거쳐 2021년 그룹 회장에 올랐다.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농심

신 회장은 국내 점유율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생산기지를 세워 농심의 글로벌화를 본격화했다. 중국 상해공장(1996), 미국 LA공장(2005), 농심재팬(2002), 농심호주(2014), 농심캐나다(2020) 등이 그의 작품이다. 현재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 신라면의 누적 판매량은 400억 개 안팎에 달한다..

 

신 회장은 "글로벌 라면 기업 5위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1위를 향해 도약하자"는 목표를 내세우며,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 원, 해외 매출 비중 61% 달성을 선언했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에 이어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내놓으며 한국의 매운맛을 세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라면 툼바는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드는 인기 모디슈머 레시피 '신라면 투움바'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상품이다.

 

지난해 9월 용기면으로 처음 선보인 후 봉지면까지 출시됐다. 현재까지 글로벌 판매량은 6000만 봉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경제 전문지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2025년 히트상품 베스트 30'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라면 김치볶음면은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를 잇는 농심의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최근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업간거래(B2B) 식품 박람회인 '아누가(ANUGA)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오는 24일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다음달 중에 전 세계 60~70개국 수출이 예정돼 있다.

 

농심 일본 신라면 툼바 진열 모습/농심

이같은 글로벌 행보는 3세 경영인 신상열 전무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미국 유학파로 2019년 입사 후 경영기획실 부장, 구매실장을 거쳐 현재 미래사업실장으로 그룹의 새 성장축을 총괄하고 있다.

 

농심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신사업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사업형 인재와 창의적 조직문화 육성을 위해 사내 스타트업 '엔스타트(N-Start)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엔스타트는 신 전무가 지휘하는 미래사업실 내 성장전략팀 관할이다. 직원 누구나 농심이 보유한 내부 역량을 활용해 신사업을 제안하고 직접 추진할 수 있는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이다. 농심이 신사업으로 추진중인 건기식, 스마트팜 사업도 사내 스타트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스마트팜의 경우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말 사우디 리야드 지역에 약 4000㎡규모의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스타트업 외에도 향후 농심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M&A, 스타트업 투자 및 전략적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 (전무)/농심

농심의 글로벌 시장 확대는 '콘텐츠와 음식의 결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등장한 농심 제품이 전 세계 팬덤의 주목을 받자, 이를 기민하게 사업 기회로 연결했다. 농심은 케데헌 캐릭터를 입힌 신라면컵·새우깡 한정판을 출시하고, 뉴욕 타임스스퀘어 등에서 대규모 체험형 이벤트를 열었다.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케데헌 협업 제품을 본격 판매하면서 증권가 역시 '농심의 글로벌 반등'을 전망한다. 키움증권은 "4분기부터 케데헌 모멘텀으로 매출이 반등할 것"이라며 농심의 해외 실적 개선을 점쳤고, 다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농심-넷플릭스 _케이팝 데몬 헌터스_ 스페셜 제품 3종/농심

농심은 중장기적으로 미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21.5%로 일본 도요스이산(42.8%)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삼양식품(8.1%)과는 격차를 벌렸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월마트 내 메인 매대 입점을 기존 대비 5배 확대했고, 코스트코 서부 일부 지역에 신라면 툼바를 입점시키며 유통망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생산력 강화도 병행한다. 지난해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부산 녹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하반기 완공되면 연간 5억 개 라면을 추가 생산할 수 있어 농심의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농심은 내부적으로 창업 세대의 장인정신과 3세대의 혁신을 결합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신라면 이후'를 준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격적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창업 60년을 넘긴 지금, 농심은 더 이상 한 기업의 이름이 아니라 한국 식품산업이 세계와 경쟁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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