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을 이어 보위에 오른 장희빈 소생의 경종, 다음으로는 경종의 이복동생인 영잉군이 왕위에 오르니 그가 영조다. 조선조 왕들의 평균 수명이 50을 못넘기던 것에 비하면 참으로 축복받은 장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80세를 넘기며 장수하여 51년을 넘게 재위했고 조선 후기의 중흥을 이끌었으나 아들인 사도세자를 죽게 하는 결정을 내려 임오壬午화변을 겪게 하였다. 壬午화변으로 영조의 치세는 흠을 갖게 되지만 장수하는 영조보다 일찍 세상을 뜬 정성왕후 이후 66세 때 맞이한 이가 정순왕후다. 정순왕후는 15세라 하였으니 무려 50년의 나이 차이가 났다. 그런데 이 규수가 지혜와 혜안만큼은 나이를 불문하게 했다. 당시 왕후를 간택하는 자리에서 영조는 직접 간택대상자들을 놓고 묻는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이냐는 왕의 물음에 다른 규수들은 물이 깊다, 산의 골짜기가 깊네 했지만, 정순왕후는 사람의 마음이 제일 깊다고 답한다. 감탄하며 다시 질문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어냐 물으니 가장 아름다운 꽃은 목화꽃이다. 왜냐하면, 향기와 빛깔은 없으나 백성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라는 말에 영조는 감탄하며 이 아가씨를 왕후로 삼는다. 어리지만 지혜와 혜안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영조의 사후, 정순왕후는 이후 내리 정조와 순조대를 거치며 궐 안의 왕대비로서 특히 11살에 즉위한 순조 때에는 수렴청정하면서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조를 사로잡은 지혜와 혜안이 어디 갔겠는가마는 후사는 정순왕후가 정조를 독살하는 데 힘을 합쳤다고도 하고 순조 때 수렴청정을 하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정조의 개혁유산을 후퇴시켰다고도 한다. 모쪼록 왕비 간택시에 보여준 일화가 사실이라면 보통 여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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