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발언에 한일령 본격화
한국 백화점·면세점 반사이익 전망
증권가 "내년 2월 춘절까지 이어질 듯"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이 동북아 외교가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발길을 돌려 한국을 대체지로 선택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엔데믹 이후 더딘 회복세에 고심하던 국내 유통업계는 때 아닌 어부지리에 반색하고 있다.
23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일본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난 19일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기로 일본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국의 냉각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한 후 일본 여행 취소율은 80%를 넘어갔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 상영과 아이돌 그룹 팬미팅이 취소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 중국의 불매운동은 골칫거리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올해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소비가 2조엔(약 18조74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로 증가세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인 소비가 전체 방일 관광객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던 만큼 일본 관광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일본이 잃은 관광객 수요는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이달 15일과 16일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중국인 해외 여행지 검색과 결제 모두 1위에 올랐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환율도 유리한 환경이다. 위안화가 지난해 하반기 이래 강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2014년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 후 사상 최고치인 207원대까지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한국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유통업계는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효과로 활기를 찾은 상황에서 겹경사다. 다이소 명동역점의 경우 10월 한 달간 알리·위챗·은련페이 결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0% 급증했다. 11월(1일부터 19일까지) 들어서는 신장률이 200%까지 치솟았고, 결제 건수 역시 130% 늘었다.
백화점과 면세점도 외국인 소비 증가로 3분기 호실적을 맞았다. 3분기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외국인 매출이 56% 늘었고, 롯데백화점은 3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6년 사이 외국인 매출 비중이 4배 증가했다.
3분기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흑자를 기록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억원, 106억원 줄였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까지 겹친다면 4분기 백화점과 면세점 모두 더 좋은 실적이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제 편의성을 강화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통해 관광객 증가를 소비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흐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S투자증권 김수현 연구원은 최근 '한일령(限日令)이 바꿀 여행지도, 수혜주는 한국에 있다' 보고서에서 "중국이 경기 부진 속에서도 일본을 더 이상 전략적 자산이 아닌 '주변국'으로 인식해 강경 조치를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일령 기조가 내년 춘절(중국 기준 내년 2월 17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9월까지 누적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351만명으로 코로나 이전 79% 수준에 그치며, 사드 보복 이전인 2016년 대비 55% 정도인만큼 한일령을 기점으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탄력적으로 증가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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