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인공지능(AI) 칩 대량 수주와 안정적인 수율을 통해 활기를 찾고 있다. 그간 테일러 팹 가동 지연으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인력 보강 등 조직 정비까지 병행하며 우려를 잠식시키는 모습이다.
1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미국 AI스타트업 '차볼라이트 스케일러블 인텔리전스'와 광학처리장치(OPU) 칩 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4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될 전망이다. OPU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구조 등을 하나의 칩에 담은 차세대 AI반도체 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의 선주문 물량만 1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4nm 전공정 양산 과정에서 난제를 겪어온 삼성전자가 이번 수주를 계기로 고객사 신뢰를 되찾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파운드리 수율도 60%~70% 사이로 안정화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생산 안정성도 확보되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테슬라의 AI5 자율주행 칩을 수주하며 대형 고객사 확보와 공정 안정화 작업이 맞물려 생산 체력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테일러팹 가동 준비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테일러 팹 공정률은 93.6%에 달하며 내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은 지난 7일 파운드리 고객 엔지니어링(CE)분야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이 직책은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의 공정 기술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사업 개발부터 신제품 출시(NPI)·양산 전 과정에서 내부 조직과 협력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력 확충이 TSMC의 가격 인상과 공급 부족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찾는 고객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따른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 운영 비용 향상으로 인해 오는 2026년부터 해당 공장의 공정 가격을 최대 30%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실적 개선의 핵심 요소는 내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생산능력이 꼽힌다. 파운드리가 HBM4의 핵심 구성품인 베이스다이를 4nm 공정으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2나노 공정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곧 양산에 들어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자사 제품을 직접 수주하는 동시에 2나노 공정 숙련도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그동안 낮은 가동률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최근 선단공정 중심으로 신규 주문이 늘고 있다"라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파운드리 사업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내년 말에서 2027년 초 사이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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