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창업후 특수 고무·실리콘 러버등 기술 개발, 제조 주력
국내 의료기기社 2곳중 1곳 거래…'특수 접합 기술'등 노하우
수입 의존하던 트랙볼 국산화 성공…GE등 글로벌기업에 납품
金 "소 이어태그, 풋스위치등 신사업으로 내년 250억 매출 기대"
【파주(경기)=김승호 기자】한때 노래방 기계에 들어가던 키패드를 만들던 회사는 30년이 지나 초정밀 의료기기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됐다.
놀라운 것은 강산이 세번 바뀌는 동안 회사 매출이 뒷걸음질 치는 일이 단 한번도 없었다. 직원들 월급 밀리는 불상사도 없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젠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업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수출 성과도 나타나 올해 150억원 가량의 매출 가운데 약 30억원을 일본 등 해외에서 거뒀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설계, 개발, 시험, 양산의 모든 제조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등 어떤 형식의 주문도 대응이 가능하다. 2029년까지 500억~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김형운 대표(사진)는 94년에 찰고무키보드를 창업했다. 회사명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 특수 고무·실리콘 러버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신사업분야 개척, 제조라인 스마트공장화, 우수 협력사 유치 등을 골자로 하는 '비전 2029'도 만들었다.
"회사 초창기에 은행 업무를 보러 갔는데 창구에서 회사 이름을 크게 부르더라. 나도 잠시 웃음이 나왔다. '찰고무키보드'라는 이름을 바꿔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었다. 그래서 사명을 고수하기로 했다. 해외에는 'CKB(CHALGOMU KEYBOARD)'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경기 파주에 있는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의 설명이다.
찰고무키보드는 '대한민국 실리콘 제품 생산기업 NO.1'을 목표하고 있다.
내외장 키패드, 레이저마킹 키패드, 플라스틱 키 접합 키패드 등을 제조해 250여개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65% 가량이 의료기기 제조사에서 나온다. 국내에 있는 의료기기 회사 2곳 중 1곳은 찰고무키보드의 실리콘 키패드 등을 가져다 쓴다.
김 대표는 "실리콘은 다른 제품과 융합이 잘 되지 않는다. 특수 접합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개발한 '이형 접합 실리콘 제품'은 높은 접합 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에 응용할 수 있다. 게다가 고무나 실리콘은 전기가 통하지 않아 보통 절연재로 쓰이는데 우리는 전기가 통하는 '도전성' 제품도 개발해 의료용 패드 등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음파 장비 등에 들어가는 트랙볼은 국내에선 찰고무키보드만 생산하고 있다. 특히 트랙볼은 의료장비 외에도 항공, 선박, 산업 분야 등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고가인 초음파 장비가 트랙볼 문제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때문에 대부분 일본, 영국, 독일 등에서 트랙볼을 수입해서 썼다. 수입하던 트랙볼을 우리가 자체적으로 국산화했다. 국산 트랙볼을 이젠 삼성메디슨 등 국내 회사 뿐만 아니라 GE,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미소)"
김 대표는 요즘 신사업 준비를 위한 재미에 푹 빠져있다.
소의 귀에 장착해 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이어태그'가 그중 하나다. 통신이 가능한 이어태그는 소의 왕성한 활동에도 본래의 기능에 충실해야한다. 외산 제품의 경우 개당 12만원 정도지만 찰고무키보드는 스타트업과 협력해 개당 4만원 정도로 단가를 낮췄다. 이어태그 외부는 연성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안에는 충전재를 넣어 민감한 기계장치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방수와 적정한 강도를 갖추도록 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1년에 도축하는 소는 100만 마리 정도로 시장성이 충분하다. 이 제품은 올해초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소 이어태그와 함께 공장 생산라인에서 안전지대 경계목 역할을 하는 '풋스위치'도 또다른 중소기업과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미터당 8000원 정도다. 이런 신사업을 통해 내년엔 매출 250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전체 인원의 10%가 영업인력이다.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다. 나가서 활동하고 있는 영업사원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다 가져와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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