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길어져 완성차·배터리 업계 '조정' 확대
대형 장기 공급 계약 축소·해지 이어져 실적 변동성 확대
ESS 확대에도 수요 기대치 미흡, 단기 보완 효과 제한적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실적 불확실성도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ESS(에너지저장장치)로 실적 보완에 나섰지만, 이 역시 가시적 성과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를 동시에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을 5조7736억원, 전년 대비 10.5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영업이익은 231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을 전망했다. 삼성SDI는 매출이 6.39% 줄어든 3조5147억원, 영업손실은 2749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SK온 역시 2339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올해 연간 실적 부담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SDI의 올해 영업손실은 794억원으로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 역시 영업적자가 6139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 정책과 규제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전동화 전략 수정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한 달 사이 총 13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 취소됐다. 여파는 소재 기업으로도 확산됐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2023년부터 체결한 13조7697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 가운데 실제 집행 금액이 2조8112억원에 그쳤다고 공시했다. 엘앤에프 역시 테슬라와 맺은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규모가 기존 3조8347억원에서 937만원으로 조정되며 계약 집행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사업 일정을 늦추는 움직임 역시 확산되고 있다. SK온은 서산 2·3공장 시설 투자 금액을 기존 1조7534억원에서 9363억원으로 줄였고, 투자 종료 시점도 지난해 말에서 올해 말로 1년 연기했다. SKC는 양극재 사업에서 철수했다. 2021년 제시했던 차세대 양극재 사업 진출 계획을 취소하며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이차전지 산업 전반의 투자와 생산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2027년 전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시장 침체 속에 ESS 역시 기대만큼 수요가 나오지 않으면서 단기간에 실적을 보완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해 11월 집계한 2026년 ESS 신규 발전 용량은 23.7기가와트(GW)"라며 "진행 단계로 볼 때 실제 규모는 20.4GW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ESS 배터리 셀 수요 증가율 역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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