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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새벽을 여는 사람들]세븐일레븐 신오하 MD, "세븐카페 원두 위해 하루 15잔 커피 마셨죠"

'올 뉴 세븐카페' 전면 리뉴얼…롯데 3사 뭉쳐 1년간 '끝장 토론'
300명 설문·100명 블라인드 테스트…철저한 데이터로 '맛의 정답' 찾아

세븐일레븐이 세븐카페를 전면 리뉴얼했다. 리뉴얼에 나선 세븐일레븐 신오하 즉석식품팀 MD/세븐일레븐

편의점 4사 간 커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GS25는 대당 가격이 1300만원에 달하는 커피 머신을 전국 점포에 도입했고, CU는 커피 원두를 리뉴얼한 데 이어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마트24는 성수 카페 감성을 더한 '성수310' 브랜드를 론칭했다.

 

커피가 고객을 점포로 유인하고 다른 상품을 함께 집어드는 미끼 상품으로 효과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이에 맞춰 세븐일레븐도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초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 원두와 컵을 전면 리뉴얼하며 '올 뉴 세븐카페'를 선보인다.

 

이번 대규모 리뉴얼에 함께한 세븐일레븐 신오하 즉석식품팀 MD를 만나 1년간 치열했던 개발 과정 속 이야기를 들었다. 신 MD는 2021년 5월 세븐일레븐에 입사해 2023년 5월 MD로 즉석식품팀에 발령됐고, 2024년 12월부터 세븐카페를 맡아오고 있다.

 

◆롯데 3사의 의기투합... 1년간 '커피 끝장 토론'

 

"보통 편의점 PB 상품은 기획자가 콘셉트를 정해 발주하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제대로 한번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세븐일레븐,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웰푸드 3사가 연합해 '팀 MD'를 구축했죠."

 

단순히 책상 위에서 펜대만 돌리는 기획이 아니었다 . 1년간 팀장급을 포함한 8명의 핵심 인력이 서울 마곡에 위치한 롯데중앙연구소에 모였다. 수없이 많은 원두를 볶고, 내리고, 마시는 로스팅 테스트가 반복됐다.

 

최적의 원두 조합을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맛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연구원들은 스페셜티 커피 트렌드에 맞춰 산미가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배합을 추천했지만, 매일 고객을 만나는 신 MD의 생각은 달랐다. 편의점 커피는 매일 마시는 커피인 만큼 편안하게 마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산미보단 고소한 맛이 정답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저가 커피 수요가 상승하며 커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선택한 건 '데이터'였다. 진짜 돈을 쓰는 고객들에게 물어보자고 제안했고,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100명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시음 테스트 결과 소비자들은 산미보다 '묵직한 고소함'을 선호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연구원들과 '대중적인 고소함'이라는 맛 설계 방향에 의견을 맞춰 나갈 수 있었다. ◆'6종 원두' 블렌딩... 복잡함 감수한 황금비율

 

방향이 정해진 후 완벽한 밸런스를 찾기 위한 과정이 이어졌다. 신 MD는 "테스트 기간 하루에만 10잔을 마시며 실험했고, 밤잠 설치는 날도 많았다"며 테스트 기간을 회상했다. 하루에 15잔을 마신 적도 있을 정도다.

 

일반 카페는 통상적으로 관리가 편한 3~4종 블렌딩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세븐카페는 6가지를 섞는 모험을 감행했다. 브라질과 온두라스 원두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소함' 뼈대를 잡고,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원두로 입안을 채우는 '부드러운 바디감'을 더했다. 여기에 에티오피아와 과테말라 원두를 미세하게 배합해 목 넘김 후 은은하게 남는 '단맛'과 '향'까지 살렸다.

 

신 MD는 "원두 종류가 많아지면 공정이 복잡해지고 재고 관리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면서도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풍미를 내기 위해서는 이 6가지의 황금 비율 배합이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두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롯데웰푸드가 가진 구매력을 활용해 많은 물량을 확보하며 1000원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진이 줄어들더라도 품질을 높여 많은 고객이 찾도록 했다.

 

세븐일레븐 세븐커피는 리뉴얼을 통해 6종 원두를 블렌딩한 것이 특징이다/세븐일레븐

◆ 드립 방식은 자존심... 기름기 걷어낸 깔끔함

 

세븐카페가 복잡한 원두 배합을 선택한 이유는 세븐카페만의 추출 방식인 '드립 방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경쟁사들이 고압으로 빠르게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세븐일레븐은 종이 필터를 사용하는 드립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에스프레소 방식은 빠르고 진하지만, 자칫하면 탄 맛이 나거나 커피의 유분 때문에 뒷맛이 텁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세븐카페의 드립 방식은 종이 필터가 기름기와 미세한 가루를 걸러내줍니다. 식후에 마셔도 입안이 개운하고 깔끔한 것이 최대 강점이죠."

 

드립 방식 특유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자칫 맛이 연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6종 원두를 촘촘하게 블렌딩해 풍미를 꽉 채운 것이다.

 

신MD가 세븐일레븐 원두 및 커피를 보여주는 모습/세븐일레븐

◆ 디자인부터 '꿀조합'... "맛으로 승부하는 커피"

 

맛뿐만 아니라 외형도 과감하게 변신했다. 기존의 크라프트색 컵이 중후하지만 다소 무겁고 올드하다는 평을 반영해, 세븐일레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색상인 초록색과 주황색을 컵 전면에 입혔다.

 

신 MD는 "멀리서 고객이 컵을 들고 가는 모습만 봐도 '아, 저거 세븐일레븐 커피구나' 하고 알 수 있도록 시각적 정체성을 강화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자인이 힙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십수 잔의 커피를 마시며 연구해 온 신 MD가 추천하는 세븐카페 최고의 조합은 '세븐셀렉트 버터 도넛'이다.

 

"리뉴얼된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묵직한 고소함이 버터 도넛의 달콤하고 기름진 풍미와 만났을 때, 서로의 맛을 해치지 않고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룹니다. 꼭 한번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신 MD는 이번 리뉴얼이 단순한 상품 개선을 넘어 편의점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븐카페가 단순히 가까워서, 혹은 가격이 싸서 마시는 '가성비 커피'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말 커피가 맛있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리뉴얼 후 매출이 오르고 있어 매우 고무적입니다. 앞으로도 책상 위가 아닌 현장의 데이터와 고객의 목소리를 믿고 더 좋은 커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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