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월 첫째 주 국제 휘발유 하락, 경유는 보합·상승
정유사 출하가 단계서도 가격 격차…주유소는 시차 반영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확산에 따른 수요 구조 차이와 정제 단계의 공급 제약이 맞물리면서 정유사 출하 단계에서도 가격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전주대비 0.2달러 내린 72.1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1.0달러 오른 87.7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도 국제 휘발유(92RON) 평균가는 배럴당 71.44달러로 전월(75.82달러) 대비 5.8% 하락한 반면, 국제 자동차용 경유(0.001%) 평균가는 82.40달러로 전월(82.39달러) 대비 사실상 보합(0.0% 내외)이었다.
이 같은 가격 흐름은 제품별 수요 구조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휘발유는 승용차 연료 비중이 높아 전기차 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 압력을 받는 반면, 경유는 화물·건설·발전·선박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필수 연료로 수요 감소 폭이 제한적인 구조다.
글로벌 원자재·에너지 시장 분석기관인 StoneX는 여기에 더해 정유 설비 폐쇄로 중간유분 생산 능력이 줄어든 점을 경유 강세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원유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정제 단계의 공급 제약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겨울철 난방 수요와 맞물려 경유 시장의 수급 부담이 먼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1월 정유사 출하 단계에서도 휘발유와 경유의 흐름이 갈렸다. 국제 제품가격은 통상 1주 안팎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출하가는 정제마진과 환율 등 복합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SK에너지 기준 보통휘발유 공급가는 1월 1주 리터당 1611.83원에서 4주 1618.83원으로 소폭 상승에 그친 반면, 자동차용 경유는 1459.21원에서 1520.77원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GS칼텍스도 휘발유는 제한적 변동에 머문 반면 경유는 1423.63원에서 1480.75원으로 올랐다.
정유사 출하가와 주유소 판매가에는 통상 2~3주 시차가 있다. 경쟁·재고에 따라 반영 시점이 달라 흐름이 엇갈리기도 한다. 오피넷 집계(2월 첫째 주)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1687.9원으로 2.7원, 경유는 1581.8원으로 2.0원 각각 내렸다. 다만 최근 3~4주 연속 오른 국제 경유 가격이 출하가에 반영되면서, 재고 소진 이후 주유소 가격도 시차를 두고 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설 연휴 전후 소비 증가도 반영 속도를 앞당길 변수로 꼽힌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경유가가 국제유가와 따로 계속 오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유제품 가격은 원유가격을 바탕으로 정제마진이 형성되는 구조여서, 원유시장이 공급 우위면 휘발유·경유 모두 가격 레벨이 하방 압력을 받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세계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약 300만 배럴 웃도는 공급과잉이 이어질 경우 전반적 가격 흐름이 우하향할 수 있다고 봤다.
김병준 한국폴리텍대 석유화학공정과학과 교수는 "전기차 확산으로 승용차 중심의 휘발유 수요는 둔화하는 반면, 경유는 중장비나 대형 차량 등 산업 현장에서 사용돼 수요 구조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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