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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신세철의 쉬운 경제] 돈의 가치 변화와 불안심리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노동과 함께 돈이 부가가치 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변화가 깊숙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하여 유동성을 팽창시켜도 유동성이 생산활동으로 모두 흐르지 않다 보니 넘치는 유동성이 대기성 자금으로 부유하는 현상이 짙어지며 경제순환을 교란하기 쉽다. 대기성 자금이 부동산, 금은붙이, 주식시장 같은 자산시장으로 몰려들면 자산(asset) 인플레이션(inflation) 또는 거품현상을 부추겨 비정상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경제순환 과정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돈에 대한 집착과 불안은 더 커지는 까닭이다. 수명은 늘어나고 미래 사회 불확실성은 증폭되어 가는 상황에서 소유 불균형에 대한 막연한 불안심리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일까?

 

재화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돈과 실물경제 흐름이 괴리될수록 역외, 역내 시장 간 차익거래 부작용이 커지며 부가가치 창출 활동과 관계없이 자본이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 별다른 노력 없이 특별이익을 챙기면 다른 누군가는 마땅히 챙겨야 할 소득을 챙기지 못하는 폐해가 발생하여 그 부작용으로 빈부격차 심화 가능성이 커간다.

 

금융부문이 실물부문에 미치는 경로와 효과가 다양하게 얽히고설키며 '돈의 시간가치(time value of money)'가 거시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변동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실물과 금융이 괴리되면서 어쩔 수 없이 부가가치 창출과 관계없거나 오히려 생산을 방해하는 부의 크기가 커질수록 성장잠재력이 저하된다.

 

돈이 경제순환에 미치는 영향력이 변화해 감에 따라 금리나 유동성을 변동시켜 경기를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유동성을 확대해도 실물부문보다 대기성 자금으로 부유하는 현상이 커지며 부동산시장, 주식시장 같은 자산시장으로 흐르게 되어 돈의 가치를 흐트러트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물경제의 원활한 순환을 위하여 금리를 변동시키거나 유동성을 팽창시킬 경우, 효과보다는 역효과를 더 걱정하게 되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금융정책 애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금통위가 2025년 7월이후 무려 3분기 동안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다 보니, 놀고먹는다고 불평하는 전문가(?)도 생겨나는 까닭이 아니겠는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그동안 한국경제의 변화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앞을 내다볼 수 없이 급변하는 세계 정세 가운데서 성장과 발전을 지속하려면 무엇보다 불확실성과 위험을 시장에서 스스로 제어하도록 시장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시장 금리가 중장기로 중립금리 수준으로 수렴하도록 이끄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부동산시장, 주식시장 같은 자산시장에 미치는 부작용보다는 추락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이 당면과제로 하려면 먼 시각이 필요하다. 누가 뭐라 해도 오늘날 한국경제의 과제는 절대빈곤보다는 '빈부양극화'가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해결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시장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억누르며 국가백년지대계인 성장잠재력을 키워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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