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14곳 CFO 긴급 소집…한국 기업·선박 보장 공백 최소화 논의
국내 해상보험 익스포저 1조6863억원…전쟁위험 보험료율도 5~10배 급등
중동 전쟁 격화로 보험업계의 선박보험·재무건전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 기업과 선박의 보장 공백을 막는 현장 대응이 시급해진 데다 유가·금리·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장기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 재무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보험사 14곳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긴급 소집해 중동 상황 악화가 보험업권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보험사 재무건전성 영향과 함께 중동 지역 내 한국 기업·선박의 보장 공백 최소화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금감원은 대규모 손해가 발생할 경우 국내 원수사와 해외 재보험사 간 정산 지연으로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보험사를 긴급 호출한 것은 이번 중동 리스크가 더 이상 유가나 환율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해상보험 익스포저는 총 1조6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선박보험이 9796억원, 적하보험이 7067억원이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42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손해보험 3328억원, 현대해상 2843억원 순이었다.
아직 국내 선박의 직접 피격이나 보험금 접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제 손해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보험 조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인 페르시아만에 정박 중인 국내 선박 일부는 기존 보험을 취소하고 위험을 다시 반영한 새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위험 특약 보험료율도 통상 선박가액의 0.25% 안팎에서 최근 1~3% 수준으로 뛰어 5~10배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한 척 가치가 2억~3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항해 한 번에 보험료 부담이 수백만달러로 불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 해상보험 시장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런던 해상보험시장의 공동전쟁위원회(JWC)는 지난 3일 바레인, 지부티,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인근 수역까지 고위험 해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로이터는 걸프 지역 전쟁위험 보험료가 일부 구간에서 1000%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충격이 해상보험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험업권은 자산운용 구조상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험권 총자산 대비 유가증권 투자 비중은 70.9%에 달한다. 채권 40.8%, 외화유가증권 11.4%, 수익증권 9.9%, 주식 5.1% 등으로 구성돼 있어 중동발 충격이 유가 상승, 장기금리 변동, 달러 수요 확대, 자산가격 조정으로 번질 경우 건전성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이 이번 간담회에서 보수적 자산건전성 관리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를 주문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해외 사모대출과 해외 부동산 등 경기민감 자산은 1차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은 금리·주가·환율뿐 아니라 해지율·손해율 등 보험위험까지 함께 반영한 복합 위기상황 분석을 실시하고, 위기 단계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필요시 일반계정과 특별계정 간 일시적 자금 차입 허용 등 대응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동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보험사에는 선박보험 손해 부담, 재보험 정산 지연, 자산건전성 저하가 동시에 밀려올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보험사별 복합위기상황 분석과 자체 위기대응계획 수립·이행의 적정성을 점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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