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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흔들려도, 결국 '신작'이다

IT부 최빛나 기자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분명한 역설 위에 서 있다. 실적은 흔들리는데, 신작은 오히려 늘어난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을 비롯해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NHN의 '디시디아 듀엘룸 파이널 판타지' 등 주요 게임사들이 잇따라 신작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공격적인 라인업이다. 그러나 실적 흐름은 다르다.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은 늘었고,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 감소를 넘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작 확대는 분명 부담이다. 개발비는 수천억 원 단위로 커졌고, 실패할 경우 손실은 고스란히 기업에 남는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성과 없는 투자"라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일부 신작은 이미 성과를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출시 이후 스팀 매출 상위 20위권을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3월 무료게임 차트에서도 주요 지역 1위를 기록했다. NHN의 '디시디아 듀엘룸 파이널 판타지' 역시 일본 앱스토어 매출 순위 17위를 기록하며 초반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게임사들이 신작을 줄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 산업에서 반등은 언제나 신작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기존 서비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결국 새로운 IP와 콘텐츠가 시장을 다시 움직인다. 선택이 아니라 구조에 가깝다.

 

문제는 시장의 시선이다.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모델과 반복된 유사 장르 논란은 국내 게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기대보다 의심이 먼저 나오는 이유다.

 

그 사이 글로벌 경쟁은 더 빠르게 변했다. 한때 뒤처져 있던 중국 게임 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콘솔과 PC 시장까지 확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 지점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선택을 단순한 리스크로만 볼 수는 없다.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줄이지 않고 신작 개발을 이어가는 것은 단기 대응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비용을 줄여 버티는 대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게임 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콘텐츠 산업이다. 하나의 성공작은 매출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된다. 반대로 실패는 비용으로 남는다. 그만큼 위험하지만, 동시에 기회도 크다.

 

과거의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의 움직임까지 같은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부족하다.

 

지금은 결과를 단정할 때가 아니라, 선택의 의미를 짚어볼 때다. 실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작 개발을 멈추지 않는 흐름은 분명 산업의 의지다. 적어도 이 방향성만큼은, 한 번쯤은 지켜보고 응원할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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