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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

[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소상공인에 패키지 디자인 무료 나눔 '팩터' 임일교 대표

'우리떡 브랜드 만들기 캠페인' 스스로 펼쳐 10년간 1000여곳에 제공

 

임 대표 "맛 책임 못 져도, 손님 눈은 내가 책임…주연 빛내는 조연

 

역경 딛고 디자인센터, 인쇄·코팅·접착·물류등 원스톱 공정 완비

 

패키지 아이디어 뱅크 '크리팩'도 구축…"韓 패키지 디자인 세계에"

 

임일교 팩터 대표가 서울 용산에 있는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조연은 영화계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잘 만든 제품을 고객이 눈으로 보고 선택해 결국 구매로 이어지도록 '포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품이 주연이라면 패키지 디자인은 조연인 셈이다.

 

패키지 디자인 전문회사 팩터(Pactor)를 이끌며 30년 넘게 외길을 가고 있는 임일교 대표(사진)는 주연에 버금가는 조연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사장의 입(맛)은 책임 못 져도, 손님의 눈(구매)은 내가 책임진다"는게 그의 지론이자 신념이다. 맛은 사장이, 멋은 그가 담당하는 셈이다.

 

어느날 전남 목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부부가 연락도 없이 서울 용산에 있는 임 대표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떡집은 12가지 맛의 설기떡이 대표 제품이었다. 떡은 잘 만들지만 판매가 시원치 않아 부부에겐 묘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떡집 부부와 한참을 이야기한 뒤 돌려보냈다. 그런데 꽤 시간이 흘러도 도통 아이디어가 떠오르질 않았다. 매일 1시간 정도씩 상념에 잠기는 시간을 활용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문득 '목포의 달'이 생각났다.

 

임 대표는 부부에게 제안을 해 12가지 떡맛을 10가지로 줄였다. 스토리텔링을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그는 '목포 명인이 진심을 담은 열개의 보름달떡'과 함께 '만선을 기다리는 목포항구의 달', '어부를 기다리는 유달산의 달'까지 포함해 '목포에 뜨는 열두개의 달'을 이야기로 풀었다. 10가지 떡이 들어간 선물 상자를 열면 노란 '목포의 달'이 떠오르는 패키지도 만들었다.

 

임일교 대표가 '목포에 뜨는 열두개의 달' 패키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경북 예천에 있는 조그마한 참기름집을 세상으로 끌어내는 과정도 그랬다. 그는 예천으로 내려갔다. 고객을 만나보고 참기름 맛을 보기위해서였다. 그런데 대뜸 주인이 차려준 밥상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이곳은 청국장을 만들던 집이었다. 밥상에서 임 대표는 시골 어머니의 맛이 떠올랐다. 그의 고향은 충남 부여다. 참기름 맛도 다르지 않았다. 이 참기름 브랜드는 15년째 임 대표가 해준 디자인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 사이 참기름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서울의 고급 호텔과 백화점 등에까지 납품하고 있다. 참기름박물관까지 열었다.

 

맛은 참기름집 주인이, 멋은 임 대표가 책임진 결과다.

 

디자인 회사 대표는 떡에 푹 빠졌다. 본인이 떡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떡 브랜드 만들기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다.

 

"무작정 명장 관련 협회를 찾아갔다. 무료로 디자인을 해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떡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스스로 브랜딩을 하기가 어렵다. K-푸드의 대표 제품중 하나인 떡을 부활시키고 잘 팔리는 떡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디자인 무료나눔이 떡집만 1000군데가 훌쩍 넘었다.(웃음)"

 

임 대표가 우리떡 부활 캠페인을 펼친 10년 사이 코로나 팬데믹과 치열한 경쟁, 그리고 대체 먹거리의 등장으로 4만개가 넘었던 전국의 떡집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임 대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디자인 나눔을 해준 떡집은 90% 이상이 생존해 있다. 브랜딩 효과도 (살아남는데)조금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소상공인일수록 패키지 디자인 등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임일교 대표가 작성한 아이디어 노트./사진=김승호 기자

임 대표는 기업에서 디자인, 마케팅, 광고 등의 업무를 하다 '한국패키지디렉터센터'의 줄임말인 팩터를 창업했다. 벌써 16년의 시간이 지났다. 팩터는 디자인센터 뿐만 아니라 인쇄, 코팅, 합지, 톰슨, 접착, 클린포장, 물류까지 원스톱 시스템의 패키지 생산 공정을 완벽하게 갖춰놓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회사 중 한 곳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단가를 맞추기위해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관련 분야에서도 중국산이 몰려들어 단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팩터는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 패키지를 마음껏 찾을 수 있도록 한 디자인 아이디어 뱅크 성격의 '크리팩(crepack)'도 구축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제품 하나에 목숨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명의 고객을 맡으면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만들기위해 우리는 끝까지 함께 간다. 현재 1만명 수준인 디자인 무료나눔 자영업자 패키지를 3만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임 대표 자신도 한 때 월간 패션잡지, 인쇄공장을 운영하다 큰 고비를 맞기도 했다. 실패한 사업 때문에 진 빚을 갚느라 죽을 고생도 했다. 그러다 정말 힘이 들어 나쁜 생각까지 하기도 했다. 그래서도 매일 매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소상공인의 삶을 잘 알고 있다.

 

"패키지 디자인에 관련한 클러스터를 만들고 싶다. 국내는 너무 좁다. 우리의 역량이 담긴 한국의 패키지 디자인 브랜드를 세계시장에 내놓고 싶다."

 

임 대표가 본사에 있는 쇼룸에서 패키지 디자인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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