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송병억 사장은 다소 독특한 길을 걸어 왔다. 과거 수도권에 매립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발표됐을 때, 지역 내 환경권을 지키고자 주민대표로서 최전선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후 약 30년이 지난 시점인 2023년 '반대자'가 아닌 '책임자'로 공사 사장에 부임했다.
송 사장은 누구보다 주민의 고충과 바람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취임 후 지역주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공사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공사가 위치해 있는 인천 서구는 그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1992년 첫 폐기물 반입을 시작한 이후 수도권매립지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화를 거듭했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우수한 폐기물 처리시설이자, 자원순환을 통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사는 사업 추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폐기물의 반입부터 시설 운영에 이르는 주요 결정 과정에 주민대표의 참여를 제도화하고 있다. 또 매립지 내부 및 주변 환경모니터링 자료를 상시 공개해, 과거의 불신을 두터운 신뢰로 바꿔 놓았다. 특히 송 사장 취임 이후 마을별 순회간담회를 정례하는 등 주민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사가 함께 나아갈 실질적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매립지의 '녹색대전환' 기회
올해부터 수도권지역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됐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하지만 협력업체 근로자를 비롯해 현장에서 일하는 지역주민의 고용 불안 문제가 대두됐다. 반입수수료 감소에 따른 주민지원기금 및 사후관리 재원 축소라는 현실적인 과제도 생겨났다.
송 사장은 이러한 변화를 위기가 아닌, 수도권매립지를 녹색대전환의 중심지로 재편할 계기로 보고 있다. 매립지가 단순한 폐기물 처리시설을 넘어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 과정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돼야 한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이미 지난해 기준 반입폐기물의 46%(48만9000톤)를 자원화한 뒤 에너지로 생산하거나 고형연료로 판매하는 등 수준 높은 녹색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제1 매립장부터 제3-1 매립장까지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해 전기를 생산하는 역량 역시 공사의 중요 자산이다.
이 같은 역량을 모아, 수도권 반입폐기물을 최대한 자원순환과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설개선과 운영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폐기물 온실가스감축 분야 '국가핵심기관' 발돋움
공사의 온실가스 감축을 향한 여정은 20년쯤 전 시작됐다. 2007년 공사는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통해 UN기후변화협약(UNFCCC)에 CDM(청정개발체제)사업을 등록했다.
이는 국내 폐기물분야 최초 사례이자, 당시 전 세계 동종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주목받았다. 특히 선진국의 기술이나 자본지원 없이 공사가 독자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년간 확보한 총 882만 톤 규모의 탄소배출권에 대해 송사장은 "500MW급 석탄 화력발전소 2.5기가 1년간 가동을 중단해야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양"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각 지자체 매립장에 적용가능한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구체화하며, 실무적인 방법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06년 파키스탄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50건에 이르는 해외사업을 수행해 왔다. 특히, 2023년 정부로부터 '국제 온실가스 감축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폐기물 자원화 및 매립가스 에너지화 사업을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몽골(NEDS 매립장)과 볼리비아(산미구엘 매립장)에서는 매립가스 포집·활용 본사업이 진행 중이다. 가나,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8개국을 대상으로 매립가스 및 폐수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발전사업 타당성 조사도 추진 중에 있다. 송 사장은 "해외에서 확보하는 온실가스 감축실적은 향후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뒷받침하는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며 공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다짐했다.
◆"현장노하우를 국가표준으로...지역경계 넘어 자원순환 구심점 만들 것"
공사의 전문성은 객관적인 지표로 입증되고 있다. 공사가 직접 운영 중인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2년 연속 전국 최우수 시설로 선정되며, 국내 최고 수준의 공정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검사기관으로 신규 지정되며, 국가 차원의 시설 적정성을 평가하는 공신력까지 갖추게 됐다.
전국 매립시설 기술 지원, 환경 신기술 검증, 폐자원 에너지화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 등 고도의 전문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국가적 사무를 확대 수행하고 있다. 송 사장은 "이러한 노력은 국내 폐기물 처리 기술의 표준을 상향 평준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제 공사는 개별 현장 관리 수준을 탈피해, 대한민국 자원순환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심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력과 국가적 공신력이 인천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환경 경쟁력을 견인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 사장은 "공사가 국가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때, 특정 지역의 경계를 벗어나 전문적인 기술지원과 검증체계를 보다 폭넓고 균형있게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는 결과적으로 인천이 대한민국 환경인프라의 핵심 도시로 인식되고, 전국으로 기술적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저한 환경관리' 제3-1 매립장...'시민 위한 가치공간' 제2 매립장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지만, 소각되고 남은 재 등 불연성위주의 폐기물들은 여전히 매립을 통한 최종처리가 불가피하다. 공사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반입량과 폐기물 성상에 맞춰 매립방식 및 인력·장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운영을 개선하고 균열된 복토면을 신속히 복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악취와 비산먼지 등 주요 환경지표를 법적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며 청정한 매립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약 8000만 톤의 폐기물이 매립된 제2 매립장은 이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축구장 215개 규모의 부지인 매립지를 안정화하고, 주변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행중인 최종복토공사는 2028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송 사장은 "매립지의 향후 활용 방향은 지역주민이 가장 필요로 하고 선호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사가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지역사회의 인내와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 가는 사후관리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약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제10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감사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인천전문대 겸임교수
-인천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위원
-단국대 행정학 석사
-단국대 화학공학 학사
-인천 서구 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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