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 굴기의 현주소
복잡한 교차로·차선 변경도 거침없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의 예고편
[베이징=양성운 기자] 운전자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도로 상황을 판단하는 '운전자 없는 택시' 로보택시가 더 이상 상상속에만 존재하는게 아닌 현실이 됐다.
한때 잇따른 사고와 과잉 기대 속에서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 서두우 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가량 이동해 도착한 베이징 경제기술개발지구에서 현지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가 운영하는 로보택시(아크폭스 알파 T5 차량)에 탑승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성능을 체험했다.
차량에 탑승해 뒷좌석 스크린에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차량은 스스로 주변 교통 흐름을 읽으며 주행을 시작했다.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옆 차선의 차량의 이동을 읽고 앞서 주행중인 오토바이의 속도를 인식해 대응하며 복잡한 도로에서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갔다.
좁은 시장 골목에서는 순식간에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과 자전거, 횡단보도가 아닌 곳을 느긋하게 가로질러 길을 건너는 보행자의 움직임을 읽고 예상보다 과감하고 정교하게 대응했다. 교차로 대기 후 비보호 좌회전 상황에서도 맞은편 도로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량의 거리와 속도를 계산해 안전하게 통과했으며 위험을 감지한 순간에는 차량 스스로 크락션을 울렸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레이저 레이더, 밀리미터파 레이더, 카메라, 위성 등 다중센서 데이터를 유입해 차량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며 뒷좌석에 있는 모니터에서는 차로와 교통신호, 보행자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대응하기 힘든 복잡한 상황에서도 Pony.AI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도로 환경을 빠르게 읽어가며 약 20여㎞ 구간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이번 시승은 자율주행 업체들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SDV) 시장에서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Pony.AI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플랫폼을 확장하는 한편, 베이징과 광저우, 한국, 두바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무인 주행 허가를 취득하며 독보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7세대로 넘어오면서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7세대는 6세대보다 약 70% 가량 저렴해지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 총 3000대의 로보택시를 주요 거점에서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레벨 4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Pony.AI의 행보는 향후 글로벌 자율주행 표준 주도권 경쟁에서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도심을 가로지르는 텅 빈 운전석은 더 이상 미래 영화 속 장면이 아닌, 이미 시작된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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