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크게 낮아지지 않고 물가는 더 높아질 상황”
“환율, 외화유동성 위기 아냐…펀더멘털 대비 높은 건 사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동발 충격 이후 물가 상방 압력은 커진 반면 성장세는 예상보다 크게 꺾이지 않고 있다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경로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3일(현지시간) 유 부총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금리를 인상 내지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통화정책이 경기 흐름과 마찬가지로 사이클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4년 10월과 11월 금리가 내려오면서 인하 사이클이 계속됐고, 2025년에도 2월과 5월 두 차례 금리를 내렸다"며 "작년 말까지는 한 번 더 내렸다가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여건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중동발 오일충격이 물가를 올리고 경기를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지만, 반도체 사이클 호조와 정부 부양책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으로 성장세는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설명이다.
유 부총재는 "중동발 충격 직후에는 성장률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 물가는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황에서 4월 금리를 동결했다"며 "4월 이후 지금까지 보면 경기는 2.0%보다 그렇게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물가는 2.2%보다 더 높아질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하 사이클은 외부 충격과 경제 여건에 따라 인하보다는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 견해"라고 했다.
5월 금통위에서 공개될 금리 전망 점도표도 상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5월 금통위까지 현재 상황이 확인된다면 2월 점도표보다는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다"며 "확률 분포가 전반적으로 조금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률적으로 있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5월 금통위까지 2주 넘게 남아 있다"며 "불확실성이 계속 있는 만큼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5월 금통위까지 더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총재는 물가에 대해 "상당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도 대응하고 여러 대응이 있을 수 있어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정책을 포함하더라도 물가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외화유동성 위기나 자본유출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 부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1480원대에서 움직이는 것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 환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며 "외화유동성이 나빠진다거나 캐피털 플라이트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펀더멘털과 비교하면 환율 수준이 높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물가 수준, 성장률 등을 볼 때 환율이 과거에 비해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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