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며, 급성기 입원 노인과 중증 질환자의 재가 복귀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었다. 노인들이 요양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평생 살아온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살던 곳에서의 노후'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가정과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퇴원환자 연계사업은 입원 환자가 퇴원 후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이 협력해 돌봄·복지·주거 서비스를 미리 설계하고 연결하는 체계로서, 재가 돌봄 실현을 위한 핵심 고리다. 이미 복지 선진국들은 퇴원 전후 일정 기간을 집중 지원 구간으로 설정한 '전환기 돌봄(Transitional Care)' 체계를 적극적으로 가동하여 불필요한 재입원과 재정 낭비를 막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시작 단계다.
현재 현장에서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퇴원 후 연계의 부재이다. 임상적 치료가 어느 정도 완료되어 환자가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필수적인 보건의료 및 복지 서비스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해 결국 요양병원으로 직행하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 사례가 빈번하다. 이는 퇴원환자가 병원에서 불필요하고 답답한 생활을 이어가게 만듦으로써 개인의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국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도의 분절성이다. 현재 보건복지 현장에서는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연계를 명목으로 유사한 형태의 사업이 다섯개나 제각각 운영되고 있다. 목적이 비슷한 사업들이 여러 부서에서 각기 다른 지침에 따라 파편적으로 실행되다 보니, 현장에서는 행정적 혼선이 가중되고 지역사회 자원의 비효율적 낭비와 서비스 누락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건복지부 내에서 분산 운영되고 있는 이 다섯 개의 유사 사업들을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바탕으로 하나의 일원화된 전달체계로 통합하는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 대상자 발굴과 지원 내용이 제각각인 사업의 지침과 재원을 일원화하여, 현장의 혼란을 막고 단일한 퇴원환자 지원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
둘째, 지역 거점 병원,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기관 간의 실질적인 삼자 협력 체계 가동이다. 병원은 입원 초기부터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환자의 퇴원 후 복합 욕구를 평가해야 한다. 기초지자체는 이를 전달받아 지역 내 보건·복지·주거 자원을 총괄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확고히 해야 하며,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기관은 퇴원 직후의 공백 없이 맞춤형 서비스를 즉각 제공할 수 있는 실행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셋째, 병원 내 전사적 지원 체계 구축 및 전담 인력의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성공적인 지역사회 연계를 위해 퇴원 계획수립과 자원 발굴을 의료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소수 인력에게만 전담시킬 것이 아니라, 여러 연관된 담당 진료과를 중심으로 병원 내부에서 전사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막중한 연계 실무를 감당하며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의료사회복지사와 간호사의 인력을 확충하고, 이들의 노동 강도와 전문성에 부합하는 적절한 처우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근본적으로 보건의료와 복지 영역 간의 구조적·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상호 존중의 협력 문화를 정착시킬 때, 비로소 노인들이 안전하게 집에서 존엄한 삶을 유지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넥스트케어(돌봄혁신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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