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자본시장에 돈이 쌓이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침체된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다. 다만 시장의 온기가 얼마나 넓게 퍼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증시는 오르지만 실물경제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실제로 누구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정부가 발표한 국민성장펀드의 연간 모집 규모는 6000억원으로, 정부가 손실의 20%까지 원금을 보전해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당 투자 한도가 최대 2억원으로 설정된 만큼 실질적으로는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가 더 적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약 20%를 서민에게 우선 배정하는 장치가 있지만, 억 단위 목돈을 가진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자금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이 접근하기 쉽다는 점에서 실제 수혜 범위가 기대만큼 넓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붙잡기 위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효과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 주고 있다. 누적 가입 계좌 수는 첫날 1만7965좌에서 지난 15일 기준 약 23만5000까지 개설되며 관심이 몰리는 듯했지만, 실질적인 잔고는 1조9600억원으로 아직까지 실수요는 제한적이다. 매도 금액 한도가 5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점과 국내 주식 보유의무 기간이 약 1년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15일 기준 RIA 계좌당 평균 잔고는 약 834만원으로 납입한도 5000만원의 16.7%선이다.
RIA는 원·달러 환율 안정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계좌지만, 사실상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환율도 잡지 못하고 있다. 19일에도 환율은 1490원대에 머물러 있고,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도 계속 불어나면서 이달 15일에는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정부가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투자 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력 자체를 폄훼할 이유도 없다. 다만 공공 재원이 일부 투입되거나 정책적 유인이 제공되는 만큼, 실효성과 형평성에 대한 점검은 보다 촘촘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성장'이라는 이름을 내건 정책이라면 시장의 숫자뿐 아니라 국민의 체감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증시 활성화의 과실이 일부에 그치지 않고 보다 넓게 확산될 때 정책의 설득력도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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