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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다이소, 그 이름 찬란한 '다이닉스 신화'

김서현 기자

'아성다이닉스'.

 

최근 유통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흥미로운 농담이다. 지난해 무려 100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과 49%라는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반도체 거인 SK하이닉스에 다이소를 견주어 부르는 말이다.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최근 다이소가 성적표로 증명해 낸 위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4조 5363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짜 놀라운 건 수익성이다. 영업이익 4424억 원을 기록하며 이마트(별도기준 2771억 원), 롯데마트(-70억 원) 등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을 가볍게 제쳤다. 영업이익률은 9.8%에 달한다. 통상 1~3% 수준에서 치열하게 마진 싸움을 벌이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반도체급' 어닝 서프라이즈다.

 

사람들은 이 화려한 숫자를 보며 '다이닉스 신화'를 말하지만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지점은 겉으로 드러난 영업이익률이 아니다. 반도체 신화의 핵심이 미세 공정을 제어해 불량률을 낮추는 '수율(Yield)'에 있듯 다이소의 지속 가능한 신화 역시 다이소만의 '수율'에 달렸기 때문이다.

 

다이소에게 수율이란 곧 '품질 관리'를 의미한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100원을 남기는 박리다매 구조에서 품질 불량으로 인한 반품이나 고객 이탈은 치명적이다. 첨단 반도체 웨이퍼에서 한 장의 불량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노력처럼 다이소의 매대에 올라오는 수만 가지 저가 제품들도 불량률 제로를 향해 끝없이 수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소비자들이 다이소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싸서'가 아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 나온다고?'라는 경이로움 즉 압도적인 가성비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핑계로 품질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다이닉스'라는 찬사는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반도체 황금기를 이끈 힘이 기술 혁신이었듯 유통 시장의 불황 속에서 다이소가 보여준 독주 체제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왕관을 쓴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값이 싸도 품질만은 최고인 제품을 끊임없이 찍어내는 것. 철저한 수율 관리로 고객의 신뢰와 사랑에 응답하는 것만이 '다이닉스 신화'를 일시적인 농담이 아닌 위대한 기록으로 남기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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