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고점판독기' A씨의 월요일

#. 투자자 A씨는 8일 장 초, 자신의 주식 계좌를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코스피가 개장 직후 8% 넘게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은 1560원을 넘어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도 속절없이 밀려났다. 유명한 '인간 고점판독기'인 A씨의 계좌도 이 충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주식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기뻐해야 한다. 지금은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슈가 됐지만, 계좌에 찍힌 파란 숫자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하루 만에 전체 수익률의 10%가 증발했다. 순간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밀려드는 업무에 MTS앱을 껐다.

 

불과 사나흘 전만 해도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지난 2일 코스피는 8800선을 돌파했고 시장은 '1만스피'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열풍,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8일 아침 시장이 마주한 풍경은 전혀 달랐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 넘게 급락했다.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며칠 전까지 낙관론을 이야기하던 시장은 이제 공포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오래 지켜볼수록 한 가지는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시장은 언제나 자신을 설명할 '이유'를 찾아낸다는 점이다.

 

오를 때는 더 오를 이유를 찾고, 내릴 때는 더 내릴 이유를 찾는다. 코스피 9000 전망이 쏟아질 때는 위험이 잘 보이지 않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날에는 희망마저 사라진 듯 느껴진다. 금리와 환율, 외국인 수급, 중동 정세 모두 중요한 변수다. 앞으로 시장이 더 흔들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하루 만에 바뀐 것은 주가이지 기업의 경쟁력까지는 아니다. 브로드컴 주가가 급락했다고 해서 반도체 공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해서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날일수록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코스피가 몇 포인트인지, 환율이 얼마인지, 외국인이 얼마를 팔았는지는 매일 바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투자자들이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실적과 경쟁력, 그리고 펀더멘털이다.

 

ps. A씨는 멀리 있지 않다. 나흘 전 '9000피' 기획기사를 준비하다 오늘은 '검은 월요일' 발생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 본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