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준 강화에 잠재 위험군 200곳 넘어
M&A·증자·병합…상장사 생존 전략 총동원
동전주 탈출용 주식병합...기업 성장 제한적
7월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중소형 상장사들의 생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인수합병(M&A)과 주식병합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형식적인 상장 유지 수단까지 차단하면서 시장 내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1747곳(스팩·우선주 등 제외) 가운데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 위험 종목은 211곳으로 집계됐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는 135곳,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은 116곳이다. 이들 기업은 잠재적으로 상폐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1일부터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이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아지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퇴출된다. 더불어 내년 1월부터는 시가총액 기준이 다시 300억원으로 상향된다.
만약 시가총액이나 주가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최종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을 모두 채워야 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중소형 상장사끼리 M&A를 진행하거나 다수의 주를 한 주로 합치는 주식병합 등의 대응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컴투스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와 엔피는 지난 15일 합병을 통해 통합법인 '컴투스엔'으로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승인됐으며, 합병 후 존속법인은 엔피다. 16일 기준 위지윅스튜디오의 주가는 300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엔피도 500원대로 두 기업 모두 동전주에 해당한다. 상장폐지 위험이 존재하는 기업끼리 뭉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상장사들이 상장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합병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해관계자가 서로 다르게 얽혀 있는 만큼 조율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나 주가가 낮은 기업들이 상폐 위기를 타파하는 방법으로 합병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합병은 상장사 간 주주총회 등을 진행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증자를 통한 시가총액 확대가 현실적인 대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주식병합의 경우에도 동전주를 벗어나는 효과가 있어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사업 내용이나 자금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기업의 경우에는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수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증자 추진이 쉽지는 않다"며 "내용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경쟁력이 있는 기업은 증자 등을 통해 살아남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주식병합 사례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병합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218곳으로 전년 동기 9곳 대비 약 24배 급증했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를 합쳐 한 주로 만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원인 주식을 10대 1로 병합하면 액면가는 1000원으로 높아지고 주식 수는 10분의 1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주당 가격은 이론적으로 상승하지만 기업가치나 시가총액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병합만으로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동전주 상장사가 주식병합을 통해 주가가 1000원을 넘기더라도 주가가 장기간 액면가보다 낮을 시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되도록 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일부 기업들이 진행하는 형식적인 주식병합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기업이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질적 개선과 신뢰회복이라는 본질적인 변화가 증명돼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주식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퇴출 요건에 포함하는 등 꼼수를 차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만약 사업적·재무적 변화 없이 단순히 주식 수만 줄여 가격을 맞춘 기업이라면, 이후 주가는 매우 부정적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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