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한전아트센터서 중간보고회 개최… 7월 중 최종 구조조정 방안 수립
연구용역사 삼일회계법인 "발전5사 구조론 2035 NDC 달성 불가"… 학계·노동계도 '통합' 한뜻
김성환 장관 "단순 통폐합 아닌 사업구조 재편"
정부의 전력공기업 구조개편 밑그림이 공개됐다. 에너지 전환기와 탈석탄 시대를 맞아 현재의 '발전 5사' 분할 체제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진단과 함께, 이들을 단일 법인으로 완전 통합하는 방안이 공식 권고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전문가와 발전공기업 노동조합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정부가 올해 2월부터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추진해 온 과제다. 연구를 수행한 삼일회계법인은 현행 발전 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체제가 경쟁 유도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공공 내부의 '각자생존식' 중복·과잉 투자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 실행력 확보, △운영 효율성 제고, △정의로운 전환 용이성 등을 기준으로 '1사 완전 통합', '권역별 2~3사 통합', '지주회사 구조' 등을 비교 검토해 최종 '1사 완전 통합(안)'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분산된 재무구조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무탄소 전원 전환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다. 500M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총사업비 약 3조 7500억 원)에 개별 발전사가 단독 참여할 경우 부채비율이 평균 48% 급증한다. 이로 인해 발전 5사의 재생에너지 용량은 국내 전체 용량의 14% 수준에 불과하며, 자체 개발보다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중심의 소극적 의무 이행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발전 공공성 약화도 데이터로 증명됐다. 강세훈 한국서부발전 기획본부장은 "한전 분사 당시 64%에 달했던 발전사의 국내 설비 비중이 현재 33%까지 떨어졌다"며 "지난해 한전 전력 구입량 중 발전 5사 비중은 31%에 그친 반면, 민간은 37%를 차지해 위상이 크게 축소됐다"고 했다. 조영상 연세대 교수 역시 "최근 전력 도매가격(SMP) 결정 시간대를 보면 민간이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통합 공기업의 시장 독점 및 가격 결정권 왜곡 우려'는 기우라고 일축했다.
특히 '정의로운 전환' 측면에서 단일 법인 체제만이 고용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 2040년까지 노후 석탄발전소 40기가 대거 폐쇄되는 상황에서, 공기업 간 인력이동이 원칙적으로 차단되는 현 구조로는 대규모 실업을 막을 수 없고, 단일 법인 내에서만 규제 없이 직무 전환과 인력 재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노조측도 단일 체제 통합을 적극 지지했다.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발전 노동자들에게는 '20년의 기다림'이 실현되는 순간"이라며 "통합 법인의 자본력을 모아 민간이 90% 이상 독점한 해상풍력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시장에 공공이 본격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화학적 통합을 위한 세부 로드맵과 국민 관점의 명분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시영 단국대 교수는 "현재 안은 공기업 입장의 서술에 치우쳐 있다"며 "'국민 편익'과 '안전'이라는 대원칙을 명확히 해야 추후 발생할 노노·노정 갈등을 풀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통합 법인이 사업 양수도를 받는 방식인지 신규 법인 설립인지, 민간과의 기존 연료 도입 계약 승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디테일한 시간 계획(타임테이블)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창환 중앙대 교수는 과거 LH 등 거대 공기업 통합 사례를 언급하며 "물리적 통합 후에도 내부 보수 체계나 조직 문화 차이로 수년간 별개 기관처럼 운영되는 부작용이 많았다"며 "실질적인 화학적 결합을 위한 우선순위 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윤희 고려대 교수는 "규제 완화와 공기업 정책의 유연성이 담보되지 않은 채 감시 감독 기구만 늘어난다면 글로벌 신사업 전장에 나설 통합 법인의 발목만 잡을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등 범부처 차원의 재원·제도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된 중간보고 내용과 토론회에서 제기된 학계·노동계 의견을 적극 반영해 통합 방안을 다듬을 예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번 보고는 최종보고 전 변경 가능한 초안인 만큼 각계 목소리를 적극 수렴할 것"이라며, "오는 7월 중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 수립·확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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