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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

KDB생명 인수전 본게임…승부 가를 ‘자본보강 청구서’

5000억 증자에도 기본자본비율 41.9%
주식값에 자본보강·정상화 비용까지 본입찰 변수

KDB생명 사옥./KDB생명

KDB생명 인수전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한국투자금융지주·태광그룹 등 5파전으로 압축됐다. 예비입찰은 흥행했지만 실제 본입찰 완주 여부는 산업은행에 지급할 주식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수 이후 감당해야 할 자본보강과 경영 정상화 비용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초 예비입찰에 참여한 5곳을 모두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했다. 후보들은 현재 KDB생명의 보험부채와 보유계약, 자산운용 현황 등을 살피는 실사를 진행 중이다.

 

◆ 5000억 넣었지만 기본자본은 41.9%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KDB생명의 '자본의 양'과 '자본의 질'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다.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적용 후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186.1%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웃돌았다. 반면 경과조치를 제외한 킥스비율은 74.5%에 그쳤다.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기본자본비율은 경과조치 후에도 41.9%였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으면 -25.2%다. 기본자본도 경과조치 후에는 4108억원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3567억원으로 마이너스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KDB생명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순자산과 전체 킥스비율을 끌어 올렸지만 투입액이 모두 기본자본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분기 경과조치 전 순자산은 6356억원으로 늘었으나 기본자본에서 제외돼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된 항목도 992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이 7520억원을 차지했다. 금리 상승으로 시가평가한 보험부채와 원가 기준 해약환급금 사이의 차이가 커지면서 순자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원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재무건전성에도 숨통이 트였다"며 "유상증자 이후에도 보험영업 경쟁력과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실제 가격표는 '주식값+자본보강+정상화'

 

금융당국은 오는 2027년부터 보험사 기본자본 킥스비율 기준을 50%로 설정한다. 50%를 밑돈다고 즉시 적기시정조치를 받는 것은 아니다. 2027년 비율을 출발점으로 2036년까지 50%에 도달하도록 분기별 최저 이행기준을 적용하는 경과기간이 부여된다.

 

다만 새 주주는 금리와 환율, 보험부채 변동을 고려해 기본자본을 지속적으로 높일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영업 확대에 따라 요구자본이 늘면 필요한 자본도 달라질 수 있어 외부 공시만으로 추가 투입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KDB생명의 영업 기반은 인수 매력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고, 보유계약 가운데 보장성보험 비중도 75%를 웃돈다. 반면 지난해에는 11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최근 실적 반등이 안정적인 이익 창출로 이어질지는 실사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KDB생명은 매각 절차와 별개로 자체적인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병철 대표 취임 이후 방카슈랑스와 전속설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모든 영업채널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회복하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인수 후보가 계산할 실제 가격은 ▲산업은행에 지급하는 주식 인수대금에 기본자본을 보강하는 데 필요한 비용 ▲상품과 영업채널·자산부채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정상화 비용을 더해야 한다.

 

삼성·한화·교보생명은 기존 영업망과 상품·자산운용 부문의 통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KDB생명의 요구자본까지 그룹 안으로 가져와야 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태광그룹은 보험사업 진출·확대라는 전략적 효과가 큰 대신 운영체계 정비와 자본관리 부담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의 추가 자본 투입 여부와 인수가격 조정, 인수자의 신주 투자 병행 등이 원매자의 총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선택지로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거래 구조나 추가 자본확충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KDB생명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회사가 별도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내용은 없다"며 "현재는 매각 절차와 별개로 보험영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등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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