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나 하위 30%의 저소득 차주를 일컫는다.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당국의 각별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또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할 경우 절반 이상은 신용회복에 실패했다. 3년이 지나면 사실상 신용 회복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자주의 대출 규모는 80조4000억원(전체의 6.1%)으로 확인됐다. 전년 말 대비 6개월 새 1조9000억원 늘었다. 취약차주 부채가 8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말 85조원 이후 4년 반 만이다.
특히 이들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에 많이 몰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은행권 비중은 67.3%로 은행권 32.7%의 2.1배 수준이었다. 비은행권 중에선 상호금융이 27.2%로 가장 높고 이어 여신전문금융사 15.1%, 대부업 10.2%, 저축은행 8.2%, 보험사 5.0% 등 순이었다.
한편 한은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사람은 3년이 지나도 신용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지난 2014년 채무불이행자가 된 39만7000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현재 19만4000명(48.7%)만이 신용을 회복했다. 나머지 20만3000명(51.3%)은 여전히 채무불이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무불이행 상태에서 3년이 지나면 신용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채무불이행자 대비 신용회복자 비율인 신용회복률은 채무불이행 발생 이후 1년 이내 29.5%였지만 1~2년은 10.6%, 2~3년은 7.5%, 3년 이상은 1.1%에 불과했다.
신용회복 소요기간별 차주 비중 및 채무불이행 경과기간별 신용회복률./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