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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케아 고양점 오픈… 소비자는 '웃고' 주변 상인은 '울고'

19일 고양 롯데아울렛에 문열어, 고객들 인산인해 속 주변 가구점주들은 '시위'

경기 고양에 19일 문을 연 이케아 2호점 전경./임현재 기자



【고양(경기)=임현재 기자】'오픈 전날부터 미리와서 기다렸다는 고객, 부산에서 왔다는 가족, 사람들로 인산인해인 풍경을 달갑지만은 않게 쳐다보는 주변 상인, 아예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인근 가구점 사장님들….'

2014년 당시 한국 땅에 첫 발을 들여놓은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IKEA)'가 경기 고양에 2호점의 문을 여는 19일 오전 주변 풍경은 이랬다.

지금까진 경기 광명에만 점포가 있어 찾기가 쉽지 않았던 고양, 일산, 서울 은평 등 수도권 북부 지역 고객들은 이케아 매장을 구경하기 위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주변 도로는 차량이 100m 이상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매장 입구는 발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국에서 두 번째 매장을 여는 이케아란 브랜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주변에 산다는 한 주민은 "집근처에 이케아가 문을 연다는 말을 듣고 구경을 나왔는데 첫 날이라도 그렇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주말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변이 혼잡스럽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고객은 "스웨덴 유학시절부터 이케아를 애용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비전도 마음에 든다"며 호감을 보였다.

이케아 고양점이 문을 여는 19일 오전 주변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임현재 기자



하지만 '많은 사람을 위해 더 좋은 생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케아의 생각과 고양지역에 매장이 들어서기 전·후의 현실은 많이 달랐다.

2014년 말 당시 경기 광명에 첫 한국 매장이 들어설 당시의 모습이 재현되는 듯 했다.

인근에 있는 고양·운정의 가구단지 업주들이 대표적으로 이케아의 오픈을 달갑지 않게 쳐다보고 있다.

기자가 만난 고양가구단지내 한 가구점 주인은 "고양시에서는 (이케아와의)상생 대책을 마련했다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 업주들 의견이 직접 반영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케아가 (상생)기금을 낸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당사자인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양가구단지 매장들은 대부분 가족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등 인건비가 비싸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케아 때문에 이젠 쉬는 날도 없이 가게 문을 열어야 할 처지가 됐다. 일반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월 2회 의무휴업'이 적용되지만 이케아 같은 가구전문점은 364일 오픈 해도 무방해 같이 경쟁하기 위해선 문을 열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케아와 해당 점포가 있는 롯데아울렛에 몰린 고객들이 주변 가구점이나 인근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많지 않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19일 이케아 고양점 입구에서 고객들이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임현재 기자



주변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다 재개발 때문에 가게를 옮길 수밖에 없게 됐다는 한 주인은 "처음엔 가까운 곳으로 옮길 생각이었지만 이케아가 들어선다는 말에 아예 다른 지역에 매장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면서 "나야 떠나면 되지만 남아 있는 다른 가게들이 얼마나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파주 운정가구단지 업주들은 아예 이케아 앞에서 진을 치고 지난 18일부터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며 시위를 하고 있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이케아는 지난해 12월 고양시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협상 과정에서 운정가구단지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지원대상에선 빠졌다. 앞서 이케아는 10억원 가량의 상생기금 출연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이케아와의 상생협약을 통해 매년 가구단지 컨벤션 개최, 소상공인 대출을 위한 특례보증, 전용 물류센터 건립 등을 진행키로 했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3억원의 예산도 편성해 심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미 내놓은 지원대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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