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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열풍 ③] 가상화폐의 내재가치는?

블록체인의 모식도. 블록체인은 각 참여자 개인이 상호 연결된 형태로 가동된다. 가상화폐는 이 체제를 지탱하는 보상으로 작용한다.



가상화폐는 '화폐'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물 화폐와 큰 연관은 없다. 단지 거리와 환율을 초월한 송금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등장하면서 화폐를 대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을 뿐이다.

가상화폐의 가치를 파악하려면 먼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떠오른 블록체인을 생각해야 한다. 기존 데이터베이스(DB) 방식의 시스템은 모든 데이터가 서버로 집중된다. 따라서 해킹으로 인한 위·변조의 우려가 있고, 관리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질수록 서버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것이 블록체인이며 그 핵심은 분산 원장시스템이다.

블록체인은 참여자 각각이 분산해 데이터를 보관하며 상호 대조를 거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임의 조작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부를 고치는 것과 내용이 동일한 1만개의 장부를 일순간에 모두 고치는 것을 비교해서 생각하면 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10~15초 간격으로 전세계 데이터를 동기화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하며 이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한 데이터가 분산되는 만큼 막대한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두는 중앙 서버 역시 필요치 않게 된다.

블록체인의 모든 노드는 모든 거래이력을 분산 원장 형태로 보관한다. 따라서 모든 노드는 본인의 거래 외에도 다른 거래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금융감독기관 등 국가 기관이 블록체인에 참여해 전체 거래를 확인하는 것 역시 가능함을 의미한다. 또한 거래이력이 보장되기에 제 3자 보증이나 상호 신뢰 없이도 참여자 사이 거래가 가능하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이 시리아 난민 지원 프로젝트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던 것이 좋은 사례다.

이전까지 유엔세계식량계획의 지원금을 받을 난민은 제 3자인 금융업체로부터 신용을 보증 받아야 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난민들의 가상 계좌를 만들어 가상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을 시범 도입했다. 난민들이 홍채 인식 기계로 블록체인에 로그인해 직접 물건을 구입하자 비용 부담을 불러일으키는 금융업체의 개입은 필요치 않게 됐다.

이 네트워크는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며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정합성과 보안성도 강화된다. 금융 외에도 제 3자의 중개를 거쳐야 했던 모든 정보·가치 교환을 대체할 수 있다는 확장성도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그 자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기에 중계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은 다시 폐쇄형 블록체인과 오픈형 블록체인으로 나뉜다. 폐쇄형 블록체인은 특정한 구성원들만 참여할 수 있고, 오픈형 블록체인은 세계 어디에서나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폐쇄형 블록체인의 경우 DB 방식에 비해 큰 효율성을 갖지 못하기에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오픈형으로 구현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가상화폐다. 오픈형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동시에 누구나 참여 가능하기에 참여자들은 본인과 관련 없는 데이터까지 보관해야 한다. 본인에게는 쓸모가 없는 다량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은 개인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에 참여자들이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데이터만 보관하려 들 경우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무너지게 된다. P2P 형식으로 파일을 공유할 때 파일을 다운받으려는 사람만 있고 올리는 사람이 없다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때문에 블록체인 참여자들은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일종의 보상으로 해당 블록체인의 가상화폐를 지급받는다. 블록체인 종류에 따라 보안성 강화에 기여하는 '채굴' 행위 또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보관하는 역할 등 다양한 기준으로 가상화폐를 제공한다. 블록체인을 개발한 이들 역시 동기부여를 위해 가상화폐를 받게 된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블록체인이 가동하는 순간 개발자들도 블록체인에 대해 사실상 관리 권한을 잃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것.

결국 가상화폐는 오픈형 블록체인을 개발·유지·보수하는 유인·보상으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러한 가상화폐는 현재 투자 열기가 과열돼 투기 광풍이 불고 있고 '도박'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일종의 '컴퓨팅 파워를 사용할 권리'의 고유 가치도 갖는다. 가상화폐가 속한 블록체인이 비대해지고 미래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살아남는다면 해당 블록체인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권리·지분으로 활용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도박과 동일하게 보는 시각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 난립하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대부분은 1~2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이후까지 살아남는 블록체인과 그 가상화폐는 현재보다 더욱 큰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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