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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열광 아닌 작은 행복"…올림픽으로 '하나' 되는 시대 저문다

서울시가 18일부터 버스 100대에 부착한 평창올림픽 응원 구호./서울시



#. 곽재호(32)씨는 평창 동계올림픽 응원 문구인 '하나된 열정. 하나된 대한민국'에 가슴이 뛰지 않는다. 올림픽 '본방사수' 의사도 없다. 곽씨는 "김연아 선수를 향한 응원도 애국심보다는 고난을 극복해 성취하는 젊은이를 향한 박수였다"고 회상했다.

올림픽이 여전히 중요한 축제로 인식되지만, 집단의식을 벗어난 시민이 늘면서 '하나 됨'의 지위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운동 대회를 향한 국민적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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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만족도·시청률 감소 추세

1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988년 서울 올림픽 폐막 직후 조사에서 국민의 92%가 '우리나라에 도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올림픽이 한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와 관심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결과다

반면 1990년대 이후 올림픽이나 국내 개최 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감소해왔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1개월 전) 관심도는 75%였지만, 2016년 리우 올림픽(12일 전) 때는 60%였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4일 전) 관심도는 65%,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16일 전) 때는 45%였다.

지난해 12월 5~7일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평창 동계올림픽 관심도는 64%로 나타났다. 평창 올림픽은 아시안게임보다 규모가 커 관심도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올림픽 관람을 위해 강원도를 방문하려는 사람은 적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이 강원도 이외 거주자 970명에게 물은 결과, 전체의 32%가 올림픽 관전 목적으로 강원도에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방문 의사가 '많이 있다'가 17%, '어느 정도 있다'는 대답이 15%였다. 기차를 통한 당일 관람이 가능한데다, 지역 숙박업소들의 '바가지 담합'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청률도 떨어지고 있다. '신문과 방송' 2016년 10월호에 실린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리우올림픽 기간에 경기를 중계한 지상파 TV의 점유율은 런던 올림픽 때의 59.9%에서 49.7%로 내려갔다. 이때문에 뉴스를 제외하고 모든 방송을 올림픽 중계로 채우던 방송국들이 대회 기간에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결방을 줄이기도 했다.

올림픽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2016년 8월 23~25일 1001명을 대상으로 '올림픽이 있어 생활이 더 즐거워졌는지' 물은 결과, 55%가 즐거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응답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78%였다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89%로 치솟은 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84%, 2014년 소치 올림픽 때 67%로 점차 줄어들었다.

오픈애즈



◆국가와 동일시 아닌 "소소한 행복"

학계에선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국가와 동일시된 국민'의 시대가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한다. 개인주의적인 시민의 삶에 올림픽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도 한몫 했다는 설명이다.

이장영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국가가 대형 스포츠 대회를 산업 발전이나 체제 유지에 많이 이용했다"며 "국가 대항 축구 경기나 김일 선수의 레슬링을 보며 전국민이 하나 되던 모습은 2002년 월드컵 때 정점을 찍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국가간 대항전에서 한국이 이길 경우, 기분은 좋지만 '내 월급'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 올림픽은) 내 삶의 작은 활력소 정도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가 아닌 시민이 주인공인 시대인만큼, 생활체육에 지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교수는 "엘리트 체육을 통한 국위선양도 좋지만, 우리 동네 농구장과 야구장, 빙상장 하나를 더 지어서 시민이 쉽게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요구된다"며 "이제는 풀뿌리 체육을 강화해서 그 중에 우수한 사람들이 대표 선수가 되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올림픽에 대한 낮은 관심의 원인을 스타 선수 부재와 각 종목의 대중성 부족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김진국 융합심리학연구소장은 "한국인에게는 2002년 월드컵이나 '촛불 대(對) 태극기' 처럼 어떤 계기로 인한 집단적 폭발 요소가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라면서도 "(이번 올림픽에) 김연아 처럼 누구나 아는 세계적 스타가 부족하고, 동계올림픽 특성상 한국인에게 익숙한 종목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손해를 부르는 '남북 단일팀' 이야기가 나와 심리적으로 불편해하는 요소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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