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자동차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GM 구조조정 신호탄 전망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이 결국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13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 군산 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3위 완성차 업체인 한국지엠의 공장 폐쇄 방침은 자동차 업계는 물론 전북 군산 지역 경제도 패닉 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악화에 결국 공장 폐쇄

한국지엠 군산 공장이 폐쇄됨에 따라 2000여명(계약직 포함)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또한 군산공장에서 생산했던 크루즈와 올란도 모델도 단종될 전망이다.

GM과 한국지엠은 5월 말까지 군산 공장 폐쇄와 직원 약 2000명의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본사가 현재의 생산설비 등을 유지한 채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며 "경영난 극복을 위한 대표적 첫 자구 노력으로서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 결정은 모기업인 GM의 한국지엠 구조조정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그동안 한국지엠의 실적 악화와 판매 부진으로 단행될 구조조정의 1순위로 군산공장이 꼽혀왔다. 크루즈와 올란도 등을 생산해온 군산공장은 그동안 생산물량 부족으로 조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최근 가동률이 20%를 밑돌면서 지난 8일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해당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며 "최근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지엠 임직원과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지엠은 노동조합, 한국 정부, 주요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한국 내 사업을 유지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히면서, 이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들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제시된 안에는 한국에 대한 대규모 직접 제품 투자가 포함됐고, 이를 통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지엠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한국 내 사업 성과 개선을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와의 지속적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에 따라 GM은 약 4억7500만달러의 비현금 자산상각과 3억7500만달러 규모의 인건비 관련 현금 지출을 포함, 최대 8억5000만달러의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국지엠은 설명했다. 지출은 대부분 2018년 2분기 말까지 '특별지출'로 회계장부에 반영될 예정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해 11월 30일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오찬 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쟁력 상실에 예고된 붕괴

한국지엠의 이같은 결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어 왔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최악의 재무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국지엠 부실은 결국 경쟁력 부재 때문이었다. 여기에 해외시장 철수가 직격탄을 날렸다. 수출물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고정비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특히 부실의 시작은 2014년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2013년 63만대였던 수출물량이 2014년 48만대로 약 25% 가량 감소했다. 2013년 1010억원 흑자던 한국지엠은 2014년 3594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수출물량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2015년에는 러시아 철수비용 반영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손실 폭이 9868억원으로 커졌고, 2016년에는 부분파업에 따른 손실과 인건비 추가지급 등으로 6315억원의 적자를 입었다.

2014~2016년 3년간 누적 당기손실은 1조9717억원에 이른다. 업계는 지난해에도 한국지엠이 큰 폭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1분기에만 259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총 손실액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한국지엠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력 약화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지엠이 국내서 역량 자체가 13~15%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지만 판매할 만한 파급력있는 차량이 없다는 게 문제다"며 "국내서 물량이 부족해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쉐보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등 부품 대부분이 국산인데 군산 공장을 활용해 생산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것처럼 지엠은 미국정부의 대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경제는 패닉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폐쇄에 이어 한국지엠 군산 공장마저 폐쇄에 들어가자 군산시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간 군산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이 차지한 경제 규모가 60∼70%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연간 완성차 26만 대 생산 규모로 부품 조립(KD)방식까지 감안할 경우 연간 60만 대를 생산하는 시설 규모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만 2000여 명이지만 1·2차 135개 협력업체 직원만 1만700명 수준이다. 군산 산업단지에서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가 1만94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직접 고용만 10%,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한국지엠 공장과 연관돼 있다.

앞서 지난 2010년 3월 문을 연 군산조선소는 한때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조선과 해운시장의 위기가 찾아오변서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폐업했고 사내외 생산직 근로자 5000여명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노동자들이 떠나면서 군산지역 상권은 피폐해졌고 부동산 경기도 한파를 맞았다.

군산조선소는 전북 전체 제조업의 12.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고 생산 유발효과도 2조2000억원이나 됐다. 군산시로 좁혀보면 군산조선소를 비롯한 조선분야 노동자 수가 군산 전체 노동자의 24%에 달할 정도였다.

결국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으로 이미 심각한 고용불안에 빠진 상태에서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군산공장 1·2차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머지않아 가시화하면 군산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공장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1만여명이 넘는 직원이 지역을 떠난다면 군산지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물론 원룸, 식당, 편의점, 유흥주점 등 지역상권 역시 붕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