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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한반도에 새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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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그러나 이런 소원은 이제 접어야 한다. 2018년 6월 12일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합의 이후 한반도는 이전과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고의 저 깊은 근저에는 '통일'이란 단어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늘 갈라졌다 합쳤다를 반복해왔다. 그래서 6·25 전쟁 이후 갈라진 한반도도 언젠가는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는 무의식이 자리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한반도는 늘 '분단'을 전제로 논의가 돼 왔다.

하지만 북한이 체제보장과 비핵화를 맞바꿨다면 이제는 무조건 통일을 외칠 수 없다. 북한도 하나의 국가이자 체제로 인정하고, 통일보다는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는 여러 분야에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 올 것이다. 해방 이후 70년 가까이 우리 발목을 끈질기게 잡아왔던 거대하고도 뿌리깊은 족쇄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외교, 국방, 안보 등등 모든 패러다임이 근본부터 다시 정립될 것이다. 서울에서 45㎞ 정도, 바로 코 앞에서 우리를 위협했던 총과 대포가 대거 사라질 것이다. 툭하면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란 협박도 이젠 사라질 것이다.

국회의 헌법개정 여부가 어찌 될 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주적(主敵)도 더 이상 북한이 아닐 수 있다. 우리 젊은 청년들이 2년 이상의 시간을 언제 터질지 모를 전쟁에 대비하며 허비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남북을 갈라놨던 저 철책들은 휴전선(休戰線)이 아니라 국경으로 바뀔 수 있다. 곧 있을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남과 북은 1953년 이후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휴전 관계가 아니라 전쟁을 완전히 끝낸 공존 관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정부의 연간 예산 428조8626억원(2018년 기준) 가운데 10%나 차지하던 국방예산의 상당수가 국민을 위한 혜택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북한을 끌어들여 '안보 프레임'으로 국민을 속이며 자신들의 위기에서 벗어났던 행태도 사라질 것이다. '반미'와 '미군철수'를 주장하던 급진 단체들의 명분도 줄어들 것이다.

경제분야에서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예고된다. 당장 개성공단이 재개될 희망을 찾았고, 금강산 관광부터 건설·제조·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물적 교류가 물꼬를 틀 수 있다. 남한에서 시작된 기찻길이 북한을 지나 러시아로, 중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실크로드가 탄생하면 한반도가 동북아의 경제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남과 북이 서로 총부리를 맞대는 대신, 평화와 공존을 지향하면 한반도에 '불황'이란 단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치가 아니라 협력을 하면 서로 얻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많아지게 된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일부에서는 '미국이 얻은 건 없고 북한만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이 아닌 협상에서 일방적인 건 있을 수 없다. 미국이 그렇게 어리숙한 나라도 아니거니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란 평가도 그냥 나온 게 아니다.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문 서명 이후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회담은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한 대장정의 첫발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처럼 이번 회담을 폄하하기보다는 모두 함께 차근차근 평화를 위한 주춧돌을 쌓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 자녀들에게 행복한 대한민국을 넘겨주는 지금 세대들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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