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은 한국 사회가 '난민'을 말하고 있다. 예멘인 난민 신청자 549명을 두고, 찬반 의견이 거리와 온라인에서 충돌한다. 난민 신청 허가 폐지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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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호택 피난처 대표 "복지 의존 않는 '자립형 난민' 수용을"

논란 많은 한국 사회가 '난민'을 말하고 있다. 예멘인 난민 신청자 549명을 두고, 찬반 의견이 거리와 온라인에서 충돌한다. 난민 신청 허가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은 8일 현재 66만명을 넘어섰다. 국제난민지원기구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는 지난 5일 동작구 사무실에서 "미국처럼 난민을 '열심히 일 해 세금 내는 자립적 구성원'으로 만들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이번 논란은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 나은 제도를 만들어갈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이호택 피난처 대표가 5일 동작구 사무실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난민을 무조건적으로 돌봐야 할 대상으로 보면 유럽처럼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며 "열심히 일 하고 세금 내는 자립적 난민, 즉 우리 사회 '자원'으로 만들면 한국인과 난민 서로가 떳떳해진다"고 말했다./이범종 기자

◆"난민은 한국에 잘 보이려 해"

-한국은 북한과의 종전 문제가 화두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도움으로 나라를 되찾고 전쟁의 상처도 극복해왔는데, 지난달 블로그에 적은 호소문에 달린 댓글의 혐오 표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혐오 표현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난민은 한 사람의 온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난민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주제임에도 국민적 합의에 도달한 적이 없다. 물론 2011년 말 난민법이 통과되고 2013년 발효된 건 민의를 반영한 국회의 뜻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입법은 여론 형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도 있다."

-실제 범죄 사례가 없는 건 아니어서, 난민이나 난민 신청자에 대한 두려움이 여론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 구글 트렌드를 보면, 난민 관련 급상승 검색어 5위가 '독일 난민 범죄'였다.

"외국인의 범죄율은 일반 국민보다 낮다. 법무부는 지난해 체류 외국인 수가 2016년보다 약 6.4% 늘었지만, 외국인 범죄는 약 17.6%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검 자료를 보면 2016년 외국인 범죄자는 전체의 2.2%였다. 더군다나 난민 신청자는 한국에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인터뷰를 통해 심사 받아야 할 입장이다. 범죄를 저질러 놓고 보호해 달라 말 할 수 있나. 난민은 잘 관리되는 대표적인 외국인이다.

유럽에서 일어나는 난민 범죄는 무슬림 난민의 사회 통합 문제다. 단순히 난민이어서가 아니다."

-1994년~2017년 전체 난민 신청자 중에서 남성이 82%로 압도적이다. 난민의 이주 과정은 힘겨워서, 일단 먼저 정착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예멘 난민 신청자 중 504명이 남성인 점을 들어 취업 목적 가짜난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4년째 활동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는지.

"자신의 생존과 가족 부양을 위해서는 반드시 취업해야 한다. 박해와 전쟁을 피해 온 난민에게 취업은 기본적인 문제다."

-직업을 구한 난민(신청자)들은 대부분 어떤 일을 하고 있나.

"과거 일 하던 곳은 우리 사회와 똑같다. 변호사와 의사, 기술자, 기자, 회계사, 학생, 농민 등…. 특히 기자가 많다. 그 사회에서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국 땅에서 난민이 되는 순간, 3D 업종에서 일 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그런 곳만 일자리가 비어있으니까.

과거 직업이 무엇이었든, 제주도에 있는 난민 역시 한국인이 안 가는 업종에서 일한다. 어선원이 되거나 양식장에 간다. 식당에서 설거지도 한다."

-예멘 난민 신청자들은.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350명 정도는 취업한 것으로 파악한다. 선원은 100여명, 양식장 150여명. 식당 같은 곳은 100명 정도."

◆일해서 세금 내면 '한국의 자산'

-평소 '난민은 자산'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난민을 복지 관점으로 접근하는 유럽과 달리, 비행기삯도 일 해서 갚으라는 미국식 자립형 모델을 염두해 둔 건가.

"미국식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비호 신청 하는 사람이 100만명이다. 재정착이 필요하거나, 부득이 터전을 급하게 옮겨야 하는 사람은 한 해 10만명이다. 이 중에서 미국이 전통적으로 7~8만명을 받았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명령으로 4만명대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다.

반면 유럽은 대부분 1000명 단위다. 독일은 100만명을 받아들였지만, 재정착 난민은 몇천명 단위다. 유럽은 복지 중심이어서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난민을 대한다. 그러니 난민 역시 그 사회의 온기를 못 느껴 반감을 가진다. 2011년 초께 영국과 독일, 프랑스 각국이 자신들의 다문화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나. 그 무렵 테러도 있어 사회 통합에 골머리를 앓았다.

2014년~2016년 미국에서 실태조사를 해 보니, 난민이 사회에 흡수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더라. 난민은 환영하되, 자립을 최우선에 둔다. 그래서 딱 3개월만 취업에 올인해 지원한다. 과거 당신이 무슨 직업을 가졌든, 처음엔 설거지로 시작해 우리나라 사람들과 만나고 이 사회에 걸맞는 성품도 기르라는 식이다. 나 역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사회를 섬기는 마음을 보여야 한국인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어느 쪽인가.

"관점에 따라 다르다. 정부의 처우가 부족하다고 보는 사람은 유럽형을 생각한다. 반면 미국식 관점에서 보면 훌륭하다. 우리는 6개월 지나면 난민 신청자의 취업을 허가한다. 미국에서는 심사중인 난민의 취업 허가가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 제도는 미국에 비해 훨씬 낫다.

한국은 재정착 난민을 2015년~2017년 매해 30명씩 받았다. 이들은 영종도 난민지원센터에서 6~9개월 동안 숙식과 사회 통합 교육을 제공받았다. 100% 취업으로 정착지에 나간 뒤에도 1년 간 정부가 보증금 빌려주고, 월세도 60~70만원 지원하는 식으로 돌봤다. 한국어 교육 지원과 멘토 연결도 한다."

◆진짜 난민 적극 수용 절실

-지론은 '부드럽고 낮은 문턱, 하지만 악용되지 않는 제도'다. 법무부 산하 단체인데, 난민 제도 관련해서 건의하는 내용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난민 인정률을 30% 수준으로 높이라는 것이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난민 인정률은 평균 24.1%다. 보충적 인도적 보호율 12.3%를 합치면 36.4%다. 2016년 유럽연합은 60.8%. 난민 안 받는다는 미국도 난민 인정률은 40%다.

그에 반해 우리는 난민 인정률 4.1%에 인도적 체류가 7.6%로 총 11.7%다.

둘째는 낮은 문턱의 이점을 쉽게 이용 못하게 하는 '문지기'다. 난민 신청에는 아무 조건이 없다. 황당한 이유를 가져와도 정부는 접수를 거부하지 못한다. 접수·심사 후 불인정, 행정소송으로 고법 가고 대법 간다. 심사를 빨리 하려 해도 통역 붙이고 면접 일정 잡으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어 화가 난다.

접수 당시 난민 신청자의 적격성을 따져야 한다. 캐나다가 대표적인 나라다. 뉴질랜드와 유럽, 일본도 적격성 심사제가 있다. 무조건 다 받으면 안 된다.

보호가 필요한 난민은 너그럽게 수용하되, 남용적 난민 신청은 확실히 차단해야 한다."

-피난처는 몇 사람을 돕나.

"찾아오는 사람은 한 달에 100명. 신규 신청자와 기존 인원을 합친 숫자다. 하루에는 5명~10명이 찾아온다. 그나마 이 곳을 찾는 사람은 진짜 난민이다. 가짜 난민은 혼자 신청하고 브로커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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