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성곽공원에는 태조 5년부터 현재까지 약 600년 동안 서울을 지킨 성벽의 역사를 담은 한양도성 박물관이 있다. 한양도성박물관은 목동으로 이전..
[되살아난 서울] ㉒ 조선 백성 19만명 구슬땀 뚝뚝··· '한양도성 박물관'

▲ 햔양도성 박물관과 이어진 낙산구간 순성길에서는 흥인지문과 동대문역 일대 도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김현정 기자

동대문 성곽공원에는 태조 5년부터 현재까지 약 600년 동안 서울을 지킨 성벽의 역사를 담은 한양도성 박물관이 있다.

한양도성박물관은 목동으로 이전한 이화여자대학교 동대문병원의 연구동 하나를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해 지난 2014년 개관했다.

박물관은 한양도성의 현재를 볼 수 있는 1층 전시실과 다양한 기획전시가 열리는 2층 전시실,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모습과 도성 훼손·복원·발굴 과정을 소개한 3층 전시실로 조성됐다.

◆성벽에 새겨진 조선의 역사

▲ 지난 8일 한양도성 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디지털 순성 체험'을 하기 위해 화면을 누르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8일 서울의 울타리, 한양도성의 역사와 변화를 살피기 위해 박물관을 찾았다. 1층 전시실 안에는 곡면으로 된 대형 스크린 하나가 설치돼 있었다. 원하는 순성 구간을 누르면 드론으로 촬영한 한양도성 영상이 화면에 나타나는 '디지털 순성 체험' 코너였다.

성북구 삼선동에서 온 최윤복(72) 씨는 "한양도성 약 18km 구간을 여기에서 다 둘러볼 수 있어 좋다"면서 "나처럼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돌아다니기가 힘든데 우리한테 안성맞춤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양도성 박물관 관계자는 "도성을 전부 돌아보지 않더라도 박물관 한 자리에서 모든 구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전시물이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태조 어진 복원 모사도도 주목받는 전시물 중 하나"라며 "준원전 태조 어진의 유리원판 사진과 전주 경기전의 태조 어진을 참고해 복원 모사한 것이다. 어진에서는 수도 천도 당시 태조의 장년기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8일 한양도성 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시대별 축성방식을 소개한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오후 1시가 되자 파란 조끼를 입은 중·고등학생 수십 명이 우르르 박물관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들은 실제 돌을 이용해 태조·세종·숙종·순조대의 성벽 축조 기술을 소개한 전시물 앞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온 최정은(19) 학생은 "한양도성을 순성하는 중에 박물관에 들렀다"며 "성벽을 따라 직접 걷다 보니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기별로 성벽의 돌을 쌓는 방식이 달랐다는 게 특히 흥미로웠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정방형 형태의 돌을 쌓아 올린 숙종대의 축성방식이 마음에 든다"며 수줍게 웃었다.

◆"거기엔 왜 올라가셨나요?"··· 문화재 괴롭히는 사람들

▲ 지난 8일 한양도성 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낙산구간 순성길을 탐방하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있다./ 김현정 기자

한양도성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상당 부분 훼손됐다. 일제는 1925년 경성운동장을 지을 때 도성 주변 성벽을 헐어버렸다. 해방 이후에는 도로, 주택, 학교 등을 지으며 성벽이 훼손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날 박물관을 찾은 조철희(33) 씨는 "사람들이 성문은 잘 알지만, 성벽은 잘 알지 못한다"며 "도성을 복원하되 원 석재를 훼손하지 않고 과거의 모습으로 잘 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어 "박물관을 둘러보고 전시실과 이어진 순성구간을 탐방할 생각이다. 빨리 밖으로 나가 성벽을 따라 걷고 싶다"며 들떠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도성이 가까이 있고 전시실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찾다 보니 현재 위치로 오게 되었다"며 "한양도성 탐방로와 인접해 있어 하루 평균 방문객은 438명, 연평균 방문객은 16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물관 3층 전시실 문을 열었더니 푸른 언덕배기를 따라 켜켜이 쌓인 성벽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박물관 관람에 이어 낙산구간 순성길에 올랐다. 성곽공원 잔디밭과 흥인지문, DDP 등 동대문 일대 도심 전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 한양도성은 사적 제10호로 낙서 등 성을 손상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현정 기자

성벽을 따라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쪽으로 걸어갔다. 순성 도중 성벽 위에 올라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는 시민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양도성을 관리하는 서울시 문화본부 관계자는 "단순히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벌금 규정이 없지만, 한양도성은 사적 제10호로 낙서 등 성을 손상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도성관리팀은 CCTV 관제를 통해 성벽에 올라간 시민들에게 계도 차원의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4~5명 정도가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성벽에 올라가는데 성벽의 평균 높이가 5~8m로 높아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되도록 올라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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