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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패션

[새벽을여는사람들] 동대문 남평화상가 박의식 대표

박의식 남평화상가대표



[b]자전거 타고 새벽 깨운지 50년, 그는 역사가 되었다[/b]

전국으로 유통되는 가방의 70%가 생산되는 곳. 바로 동대문 남평화시장이다. 동대문 인근에는 유난히 '평화'라는 간판을 단 상가들이 많다. 제일먼저 생긴 '평화시장'에 이어 '신평화시장', '동평화', '청평화' 등등. 이미 이곳은 패션 도소매 시장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 중 '남평화상가'는 질 좋은 가방과 의류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도매시장이다. 40~50년을 이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도 이 상가 전체 상인들의 20%나 차지한다. 1980~90년대만해도 3월 신학기를 대비해 10월께면 이곳 책가방을 사러오는 소매상들로 붐볐다. 비닐가방에서 가죽가방, 정부가 규격화한 학생가방, 신발주머니 등이 사라진 다음 제작된 자율가방 등 우리나라 현대 가방의 역사와 남평화상가는 그 궤를 같이한다. 일흔 하나라는 나이에도, 가방 도매업으로, 또한 남평화상가의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의식 대표(71·사진)는 '한국가방' 역사의 산 증인이다. 지난 14일 박 대표를 남평화상가에서 만났다.

남평화상가(사진:남평화상가사무실 제공)



남평화상가에서 가방을 보고 있는 고객들 (사진:남평화상가사무실 제공)



◆'DDP 활용' 동대문 상권 활성화 추진

박 대표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달하고 건강해 보였다. 그는 최근 동대문 시장 옆에 자리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상권 상생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천억 들여 지어진 DDP가 주변 상권과 당연히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책임이 있다. 동대문 패션시장 상가 대표들이 DDP를 우리 상인들에게 개방해달라고 했다"며 "이제는 DDP로 들어가 동대문의 상품을 판매,홍보해 고객들을 동대문패션시장으로 유도하고, 빅세일 행사 등도 가능토록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50년 동안 가방도매상으로 걸어온 인생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충청도 공주 출신인 그는 20대때 상경해 서울의 가내수공업 현장에서 도매업을 익혔다. 시간이 흐른 후 동대문 아닌 서대문구 모래네에서 작게 공장을 차리고 '충남가방'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가방을 팔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일산에서 고객이 오면 쌀과 가방을 물물교환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 그는 가방을 팔러 자전거를 타고 인천, 수원, 문산까지 왕래했다고 한다. 형편이 나아지자 자전거가 오토바이가 되고, 삼발이차로 업그레이드 됐다. 본격적으로 동대문으로 입성한 후 그는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상인회장으로 남평화상가 상인들을 대표하며 살아왔다. 이어서 27년동안 이곳 감사직을 도맡았다. 현재 상가대표로는 지난 2016년부터 일하고 있다. 그만큼 이 상가 상인들에게 그는 신망이 높다.

박 대표는 "상인들은 새벽에 별보고 이곳으로 일하러 나와 아침에 충혈된 눈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상인들에게 관리비를 거둬 상가는 운영된다. 밥한그릇을 먹더라도 귀하게 먹자는 생각을 갖는다"라며 "이와함께 700여명 상가상인들이 합심해 1000원씩 모아 동남아국가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활동도 하고, 재고물품을 소아암환자들에게 기부하는 일들을 하면서 서로 보람이 크다"고 했다.

홍은동 숍인숍 매장 '까페 스케네 브라운' (Cafe SKENE BROWN) 내부 (사진:오진희)



◆이제 대세는 '글로벌화'

박 대표에게는 가내공업식 공장들이 서울 면목동, 구리, 성남 등지에 총 11곳이 있다. 직접 가방을 제작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판매하는 도매업자로서, 그는 40~50년을 이 같은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온 이들에게 '장인'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대표는 "이젠, 인터넷 세상에서 모두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시대가 됐다. 사실 소매상인들은 정말 어려움에 처해있는 실정"이라며 "우리 생산자들은 물건이 있고, 이를 만들어내는 디자이너, 제작자들이 있다. 우리 공장에는 초등학교때부터 서울 올라와 함께 한 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명장의 지위를 '장인증'으로라도 부여해주고 싶다"고 했다.

모바일 쇼핑으로 달라진 시장에 맞춰, 그의 판매전략도 이제 진화하고 있다. 그는 우선 글로벌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독일 외에도 홍콩, 대만,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뉴질랜드,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요를 창출하고자 바이어들과 활발히 만나고 있다. 그는 "나이 40에 늦깎이로 대학원에 들어가 경영학을 배웠다"며 "이제 동대문 남평화상가 가방의 판매 대상은 전세계로 확장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함께 그는 3년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커피숍(Cafe SKENE BROWN) 내 가방 숍, 이른 바 '숍인숍' 매장을 열어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이 동네는 과거 아파트 재개발이 추진될뻔도 했다. 당시 나는 반대했다. 수익성도 없을 뿐더라, 그 자체로 주변정리와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충분히 괜찮은 동네이기 때문"이라며 "이곳에 빌딩을 짓고 1~2층은 까페 겸 가방판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 마시러 왔다가, 예쁘고 질좋고, 저렴한 동대문 가방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 층에는 청년, 신혼부부들을 위한 원룸 등을 운영 중이고, 해외 바이어가 올때 묵을 방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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