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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3일4석610'의 비전 실천하는 대호테크 정영화 대표

"고졸 사원 30세에 1억, 마흔까지 석사학위, 60세엔 현금 10억 벌게하자" 경영철학

대호테크 정영화 대표가 경남 창원에 있는 본사 공장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3일4석610, 181530….'

광학제조장비, 전자제품 생산용 정보통신(IT) 장비, 산업용 로봇 장비 등을 제조·판매하는 대호테크의 정영화 대표(사진)는 회사 비전을 이렇게 숫자로 설명하길 좋아한다.

'3일4석610'은 '고졸실습 사원이 서른 살에 1억원을 벌고, 마흔 살까지는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예순 살에는 현금 10억원을 모아 기술 유목민이 되게하자'는 정 대표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구미전자공고 출신인 정 대표는 고 3때 실습 나웠던 회사에 취업해 17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외국계였던 회사는 노사 분규 때문에 결국 한국에서 철수했고 졸지에 실업자가 돼야 했다. 당시 친구와 500만원씩을 모아 주택가 지하에서 창업한 것이 사업가로서 그의 첫 발걸음이었다.

실업계 출신이었고, 배고픈 시절을 수 없이 겪은 자신이었기에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하며 회사 임직원들을 위한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정 대표 자신의 처지였던 것처럼 흙수저인 직원들을 금수저로 만드는 것을 그의 꿈꾸고 있는 것이다.

"요즘 같아선 대학 졸업 후 서른 전에 취업이라도 하면 훌륭한 출발이다. 또 월급쟁이가 자식들 교육시키다보면 저축은 커녕 빚만 안지면 다행이다. 서른에 현금 1억, 예순에 10억을 모은 후 배운 기술을 갖고 전 세계로 기술 지도를 하러다니는 기술 유목민을 만든다면 그보다 더한 복지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정 대표가 말했다.

대호테크는 전문학사부터 박사까지 직원들 학비 전액을 지원해준다. 많은 직원들이 이 혜택을 톡톡히 누리면서 학사, 석사, 박사에 도전했고 또 하고 있다. 회사 수익의 10%는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수익의 1%는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원칙이다. 성과급의 경우 절반은 순수한 성과를 기준으로, 나머지 절반은 근속연수, 경력, 결혼 여부, 나이 등을 감안해 준다. 기술개발 성과가 없어도 과정이나 노력 기여 등을 참작해 소외되는 임직원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도 특징이다. 성과급과 별도로 특허 등을 내면 '직무발명보상제도'를 통해 포상한다. 2015~2016년에만 이를 통해 총 30억원의 보상금을 나눠줬다.

대호테크 정영화 대표의 명함에는 사장이나 대표이사 직함 대신 '運轉者 정영화'가 새겨져있다. 정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정 대표의 명함엔 직책이 대표이사도 사장이 아닌 '運轉者(운전자) 정영화'라는 글씨가 눈에 띈다.

그는 회사 설립 초창기에도 대표나 사장이란 말이 어색해 사용하지 않고 명함에 '부장'이란 글씨를 새겨서 영업을 다니기도 했다.

정 대표는 "회사에 공원이란 직책으로 처음 입사했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마치 예전에 양반, 상놈하면서 신분이 나눠진 것 처럼 '공원'과 '사원'간에도 신분차이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회사가 성장하고도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세상에 적합한 직책'으로 운전자를 생각해 이 명칭을 25년째 쓰고 있다"면서 "택시 운전자를 만나면 운전자로 친구가되고, 기계 장비 운전도 운전자, 회사를 운전하는 것 역시 운전자가 되니 딱 맞는 직함인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대호테크는 최신 스마트폰 앞뒤의 유리를 곡면으로 만들어주는 '곡면 스마트폰용 유리성형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정평이 나 있는 회사다. 2017년에는 '7천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월드클래스 300'기업에도 선정됐다.

"남들이 만들지 못했으니까 우리가 부르면 (시장)값이 된다. 이를 토대로 올해(2018년)엔 (계열사를 포함한)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에 도전하고 있다."

'181530'이란 이런 대호테크의 올해 목표한 실적을 의미하는 숫자다. 실제로 한 대에 2억원 정도씩하는 곡면 스마트폰용 유리성형기는 대당 영업이익률이 30~40%에 달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매출 가운데 90% 가량은 해외에서 거둘 정도로 이미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도 올라섰다.

정 대표는 108세까지 살다가 물구나무를 서서 죽는 것이 꿈이다. 어찌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꿈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절 보조장치'를 이용해 108배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물구나무서기로 마무리한다.

"물구나무를 설 수 없으면 기업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건강에도 물구나무가 그리 좋을 수 없다. 매일 매일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물구나무서기는 하루 하루 전쟁을 치러야는 기업가로서 정 대표의 마음가짐이자 리더로서 자신에 대한 주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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