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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법부 일병 구하기



국정감사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중앙지법은 18일 쑥대밭이 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목소리 내거나 책임지는 판사가 없다고 지적했다.

간부급 판사들의 사직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민중기 중앙지법원장과 김용석 행정법원장은 각각 "답변하기 부적절하다" "대표해서 할 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금 의원은 "앞으로 이 일이 지나 20년 뒤 후배 판사들이 물으면 '나는 관여 안했다' '내가 대표해서 말할 사안은 아니다' 말 할 것이냐"며 "과거 독재 정부 시절 문제된 판결과 아무 관계 없는 판사들이 사표 쓰고 연판장을 돌렸다"고 일갈했다.

법원의 성벽은 내부에서 갈라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정점에 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관련자들의 압수수색 영장은 줄줄이 기각됐다. 일부기각율을 합치면 100%에 가깝다고 한다. 17일 만난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앞으로는 일반 사건 영장도 그렇게 신중히 발부해야 옳다"고 꼬집었다. 국감 첫날인 10일 대법원에서는 여당 의원에게 '방탄판사단'이라는 오명을 들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고개 숙여 질타를 들어야 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근무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 문턱을 밟고 있지만,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재판거래 의혹은 안갯속이다.

법원의 처지는 라이언 일병을 닮았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형제 셋이 전사하자, 졸지에 외아들이 된 막내 라이언을 구하려는 밀러 대위 팀의 이야기다. 천신만고 끝에 라이언을 찾은 밀러 대위는 귀환을 거부하는 그와 함께 독일군과 싸우다 전사한다. 그의 유언은 "값지게 살라"였다. 훗날 노인이 돼 밀러의 묘지를 찾은 라이언은 그때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다며 눈물 흘린다. 불의에 저항했던 선배 법관 역시 사법부 라이언의 떳떳한 인사를 기다리고 있다.

법관은 선출된 권력이 아님에도 사형판결과 무기징역이라는 실탄을 쥐고 산다.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을 겨눴다는 의혹에 판결문의 신뢰는 바닥없이 떨어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끝나 재판에 돌입하면 '판사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암담한 관측마저 나온다.

사법부 일병은 사법농단의 실체를 밝혀내고 국민 품에 돌아올 수 있을까. 답은 국감 내내 사법부가 대답해온 '법관의 양심'만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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