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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택시 기사는 죄가 없다



택시 기사들이 운전대를 내려놓고 지난 18일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 추진에 반발한 이들이 총파업에 나선 것.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총 4개 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날 새벽 4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파업에 돌입했다.

경찰은 광장 주변 4개 차로를 막고 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줬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만여명의 택시기사가 참여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의 인파보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하나 있다.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던 기사들이 세종대로 사거리 앞에서 영업 중인 택시를 발견한 사건이다. 시위 참가자 중 일부가 택시를 손으로 쾅쾅 두드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차 안에 있던 운전 기사는 당황해 어쩔 줄 몰라했다. 이를 보다 못한 다른 집회 참가자가 그를 위해 길을 터주며 "그냥 지나가게 해달라"고 했다.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갈라졌고, 파업 날 영업한 택시는 무사히 집회장 근처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집회에 참가한 다른 택시 기사에게 물었더니 "파주시에 있는 택시 회사들은 오늘 집회에 나가도 근무 일수를 인정해주기로 했다"며 "그래서 집회에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영업하는 기사들은 회사에 사납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행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동료를 보고 배신감을 느껴 분노하는 사람과 생계유지를 위해 영업을 하는 사람, 둘 중 누구의 잘못일까. 택시 기사는 죄가 없다.

을과 을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와중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

오늘 이들을 두 번 울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전국의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카오 카풀이 '시민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56%로 나타났다. '택시 기사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반대한다'는 28.7%, '모름·무응답'은 15.3%로 집계됐다.

6만명 절규에 손 놓은 정부, 호시탐탐 밥그릇 노리는 대기업, 이를 반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택시기사의 주름살은 오늘도 깊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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