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말리(Anomalies)'란 시장의 이상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합리적인 시장에서 나타나기 힘든 비이성적 행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경제학에서는 이처럼..
[비정상 한국경제, 아노말리 증후군]당신의 행동은 '스튜핏' 인가 '그레잇' 인가? 아노말리가 '블랙스완' 부를 수도

▲ 9월 16일 서울 보신각 맞은편 인도에서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가짜 난민을 추방하라"고 외치고 있다./ 뉴시스

'아노말리(Anomalies)'란 시장의 이상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합리적인 시장에서 나타나기 힘든 비이성적 행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경제학에서는 이처럼 경제적 논리와 동떨어져 나타나는 현상을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도 부른다. 1990년대 미국 주식시장이 최고의 활황세를 구가할 때 당시 중앙은행(Fed)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장세가 '비이성적 과열'에 빠졌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사람들이 실제 가치보다 자산의 가격을 높게 평가하고 이로 인해 투기적 거래가 횡행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아노말리 현상은 때론 사회적, 경제적 병폐를 낳는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사회 곳곳에서 아노말리 현상으로 인한 경제적 병폐의 단면들을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아노말리 현상들

먼저 유통업계에서는 경기 불황에도 고가 정책으로 이익을 보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 샤넬,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1년 새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고가 정책을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앞세워 소비 심리를 자극,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 문제는 이런 마케팅이 통한다는 점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렌 효과'가 국내 시장에 만연한 데다 '가치 소비'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투기심리가 가세한 부동산 시장 또한 대표적인 아노말리 현상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반영돼 호가가 수억원씩 뛰고 청약에 몰리는 등 비정상적인 과열이 나타나고 있다. 투기와 담합 등 집단 이기주의도 팽배하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8·2 대책'에서 집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정한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오히려 집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나 이성적일 것 같은 자본시장에도 '아노말리 현상'은 나타난다. 투자자에게는 지나친 투기 심리, 자본시장 노동자들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덕적 해이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행위는 주식에 대한 심각한 가격 왜곡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지난 겨울 우리 사회에 광풍을 몰고왔던 '가상화폐 열풍'이 자본시장의 아노말리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이에 대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을 언급하며 "돈독이 오른 사람들이 빠져드는 '바다이야기' 같은 도박판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장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도 우리는 아노말리 현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올해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됐던 제주도 유입 난민에 대한 이유 없는 혐오와 '맘충'으로 대표되는 여성 양육자에 대한 비이성적 혐오, 노조 및 재벌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정치 혐오 등이 모두 아노말리 현상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가 지난 10월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강서 특수학교 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맺은 '특수학교 설립합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 필요할 때

현실 속 인간은 때로는 비(非)이성적이고 간혹 비(非)이기적인 경제 활동을 한다.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가격이 하락했는데 고급휘발유를 조금 더 주유하는 사람도 있고, 비 오는 날에 욕먹지 않으려고 우산값을 올리지 않는 가게 주인도 있다. 기존 주류 경제학에 등장하는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보통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면 보통휘발유를 더 많이 소비하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값을 올린다.

문제는 보통 사람들은 소비와 투자를 할 때 훨씬 더 심하게 비이성적으로 돌변한다는 점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이 지니는 많은 고정 관념과 인지(認知)의 오류를 분석한다. 그 결과 일반 소비자와 투자자가 이성적인 판단에서 멀어짐으로써 국민경제 전체의 저축 수준이 적절하지 못하거나 증권 시장에서 여러 '이상(異常: anomalies)' 현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아노말리 현상에 대해 살펴봤다. 아노말리가 일반화 된 시대에 당신의 행동은 '그레잇' 일까, 아니면 '스튜핏' 일까?

한국 경제는 지금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고용쇼크와 경제활동 인구 감소로 우울한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살펴본 사회 곳곳의 비이성적 아노말리 현상은 우리 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 자명하다. 지금이야말로 아노말리로 인한 비체계적 위험, 이른바 '블랙 스완(Black Swan : 예외적이고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일이 실제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을 부르는 용어)'을 대비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에 대한 이성적 비판과 신뢰, 그리고 국민과 경제 참여자들의 올바른 행동이 함께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거품과 모순들은 우리 자녀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워킹맘 10명 중 3명이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유토이미지

▲ 최근 서울 지역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갭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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