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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민스키 모멘트 시작되나]⑥버블에 취약한 韓경제 암흑기 오나

실질GDP성장률 전망. /국회예산정책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버블'에서 시작됐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준 주택담보대출로 호황을 맞은 미국의 부동산은 2007년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담보로 잡은 집값은 떨어졌고 부실채권은 쌓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연결됐다. 부실한 금융은 큰 타격을 받았고 미국 최대 금융 보험사 중 하나인 AIG손해보험은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버블 붕괴의 서막이었다.

10년 전 일이지만 지금의 한국경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현재 버블 붕괴가 우려된다. 가계부채는 지난 10년 사이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저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 완화로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 대출에 의지한 '내 집 마련' 등이 만연해 있다. 전국 땅값은 국내총생산(GDP)의 3.6배까지 뛰어올랐고 넘치는 유동성으로 실제 가치 이상으로 자산가치는 부풀려졌다. 버블이 잔뜩 낀 상태라는 얘기다. 만약 이 상황에서 거품이 터진다면 금융위기는 한순간이다. 이른바 '민스키 모멘트'.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1493조2000억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2008년 말 723조5000억원이던 가계부채는 10년 새 2배 넘게 올랐다. GDP 대비 한국의 가계부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인 70%를 웃돈다. 같은 기간 집값도 크게 뛰었다. 2008년 8월 85.4에서 8월 104로 21.7% 증가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3월과 6월에 이어 금리를 세 번 올렸다. 연준은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 미국은 2.00~2.25%인데 미국이 2.5%까지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내외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은 시간문제다.

GDP디플레이터, 소비디플레이터, 교역조건 추이. / 국회예산정책처



이 와중에 국내 경제는 답답하기만 하다.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고용·경기 지표들이 둔화 혹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활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14.6% 늘었던 설비투자가 올해 1.8% 줄고 내년에는 1.3% 소폭 늘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7.6% 증가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들어 취업자 수 증가가 큰 폭으로 축소되면서 고용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2009년(8만7000명 감소)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도 2001년(4%) 이후 가장 높은 3.9%가 될 거로 KDI는 내다봤다.

현재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수출 부문에서도 반도체 등 일부 산업과 여타 산업 간의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일부 취약 신흥국의 자본 이탈과 통화가치 급락 등 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중 간 무역 분쟁이 격화로 세계 경제 성장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경제성장의 대외 의존성이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 전개되는 일련의 대외경제여건 변화는 국내 경제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내년에는 잠재성장률(2.7~2.8% 추정)을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일자리 사정도 고용 참사가 빚어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KDI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7%와 2.6%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 전망' 때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낮췄다. 앞서 한국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도 올해 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씩 낮춘 2.7%, 2.8%로 각각 전망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과 주가 하락이 겹친 자산 디플레이션((Deflation)과 과도한 가계부채가 폭발하는 부채(Debt) 위기가 동시에 오는 '더블 D'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은 한마디로 비관적"이라며 "이미 반락을 시작한 경기하락을 단기간에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미 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KDI 실장은 "소득 주도 성장의 근본 취지는 공감하지만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장기 효과를 기대하며 손 놓고 있지 말고 혁신 성장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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