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집안 불화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집안 불화

"누나는 제 사주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정말 그런지 좀 봐 주세요." 마흔 후반의 누나와 마흔 중반의 남동생이 상담을 청하고 하는 말이다. 오누이가 함께 오기는 했지만 서로 원망이 가득한 얼굴이다. 누나는 연신 한숨을 내쉬고 초조하면서도 불만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건 석 달 전이었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었는데 소화불량이 심해져 진료를 받았다. 큰 병원에서 덜컥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결국 여섯 달 뒤에 세상을 떠나셨다. 일흔 다섯의 연세였으니 구십에 비하면 빨리 돌아가신 편이었다. 뜻하지 않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누이간에 불화가 시작됐다. 장례를 지내면서 누나가 "쟤 사주 때문에 엄마가 일찍 돌아가실 거라고 누가 그랬어" 혼잣말처럼 한 소리를 동생이 들었고 대판 싸움을 벌였다. 마흔이 훌쩍 넘어 오누이가 사주 때문에 싸움을 벌일 줄은 자기들도 몰랐다. 그 소리를 들은 후 남동생은 죄스러움에 시달려야 했다. 사주를 보러 가고 싶었지만 정말 그렇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겁이 나서 가지도 못했다. 상담을 청한 건 고통에 시달리던 동생이 누나에게 같이 가자고 해서 온 것이다. 자식이 부모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사주가 없는 건 아니다. 식상이 용신을 파괴하는 사주는 자녀 덕을 기대할 수 없고 사주에 고신이나 과수가 있으면 자녀의 불효로 속을 썩는다. 그러나 누구 사주 때문에 부모에게 변고가 생긴다는 건 지나친 억측이다. 어머니는 병 때문에 돌아가신 것이지 동생 때문이 아닌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에 사로잡힌 거지요. 그런 사주가 아니니 죄스러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주에 있는 말을 해주고 마음을 다독여 줬다. 그 말을 듣고 동생은 얼굴이 환하게 피어나더니 눈물을 비친다. 그동안 얼마나 괴로워했을지 짐작이 된다. 가끔 사고나 질병으로 별세한 분을 두고 누구누구 탓이라고 하는 일이 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당사자는 자기 잘못도 아닌데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가. 떠난 분을 편히 가시게 빌어주는 게 남은 사람들이 할 일이다. 미워말자고 손을 맞잡는 것 또한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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