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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르포] 국내 조선업 '희망의 불씨' 되살아나…현대삼호중공업 LNG 기술력 입증

지난 12월 28일 오후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에서 LNG선박 건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양성운 기자.



'위기의 조선업 친환경선박 기술력으로 희망을 쏘다.'

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하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은 호남권 내 최대 조선소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3년 이후 불어닥친 조선업계의 수주 절벽으로 신음했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협력업체로 이어지고 있었다.

◆LNG 기술력 바탕으로 활기 되찾아

지난달 28일 찾은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조선업계 불어온 구조조정 한파에서 벗어나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했다. 강력한 한파와 폭설도 현장 근로자들의 열정을 막아서지 못했다. 이 곳은 단일 조선소 기순으로 인력(1만명)이나 시설 규모(70만평) 등에서 세계 4위 조선사로 꼽힌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전 세계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기술력 확보로 수주 물량과 수익선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LNG 선박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올해 전 세계 처음으로 LNG선 수주를 비롯해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1월 말까지 LNG(액화천연가스)선 12척, LPG(액화석유가스)선 2척, 탱커 11척, 컨테이너 7척, 벌크선 4척 등 총 36척을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총 46억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액 34억달러의 136% 초과달성했다.

이 같은 목표 초과 달성에는 친환경 선박 건조기술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고부가 LNG추진 컨테이너선·유조선·벌크선 등 전 선종을 수주한 세계 유일의 조선소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대형 유조선 건조에도 성공했다. 러시아의 선사로부터 지난해 6척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첫 번째 선박을 인도한 것. 나머지 5척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인도할 예정이다.

이는 2년 뒤부터 발효되는 황산화물 배기가스 국제 규제를 앞두고 친환경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덕분에 현대삼호중공업은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일감부족에 대한 우려를 느낄 수 없었다. 우뚝 선 골리앗 크레인을 배경으로 끝이 보이지 않은 넓은 조선소 야드엔 선박 건조를 위해 근로자들과 각종 장비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조립과 함께 상품성과 직결되는 공정인 도색을 실내공장에서 진행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작업의 특성상 대부분 조선사들이 외부에서 진행하지만 이곳은 도색을 비롯한 중요한 공정은 실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선박인 LNG선은 설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조 자체가 힘들다"며 "설계 기술은 현대중공업 등과 같지만 건조 노하우는 다르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LNG 친환경 훈풍을 타고 수주 물량 확보에 청신호를 켜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아쉬움도 공존했다. 2013년 이후 5년간 불어닥친 수주 절벽으로 결국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조선업이 노동집약적 성격이 짙어 수년간 지속된 숙년공 이탈은 향후 생산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LNG추진선의 경우 탱커나 컨테이너선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곽모씨는 "올해부터 일감이 늘어나면서 주말이나 공휴일 특근을 진행하며 생산 물량을 맞추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조선산업 불황으로 2017년 매출 2조 5000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18년 2조 6000억원으로 바닥을 다지고 내년에는 3조 3000억원까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이 선박 건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양성운 기자



◆협력업체 활기… 생산직 못 찾아 '발 동동'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국가산업단지(대불산단)도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이 곳은 390만평의 부지에 320개 중소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80%가 뱃머리, 조타실 등 선박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조선업 호황기 시절 2만여명이 근무했지만 조선업의 업황 불황으로 현재는 1만여명의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다.

일반 노동자로 시작해 대불산단 경력만 25년인 현대삼호중공업 1차 협력업체 동신공업 김창수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대불산단 경영자 협의회 총무부회장을 맡으면서 산업단지 발전에도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조선업이 호황이던 시절에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100% 유지했지만 2014년부터 물량이 줄어들며 60%정도만 가동해왔다"며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딛고 바닥을 다지고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 불황으로 만들어진 조선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국내 조선업에 불황이 닥치자 대불산단도 직격탄을 맞았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동신공업의 경우 2013년까지 연매출 100억원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5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발주처의 물량 감소로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났고 실업자도 급증했다. 대불산단 고용인원은 2015년 1만 1116명에서 2017년 5594명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최근 조선업의 수주 물량 증가로 대불산단 공장들도 바빠지고 있지만 생산직 근로자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조선업 불황과 함께 구조조정을 경험한 근로자들이 조선업계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13년 직원수 100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50명으로 줄어든 상태"라며 "최근 생산 물량 증가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선업은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점에서 현재 정부에서 고용을 늘리려고 하지만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숙련공을 구하긴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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