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씨가 조합원으로 있는 조합은 우여곡절 끝에 시공자 선정 결의를 마쳤다. 그런데 일부 조합원들이 "건설사 직원들이 일부 조합원들을 개별..
[여지윤의 알기 쉬운 재건축 법률] 재건축·재개발 조합 시공자 선정, 이럴 땐 '무효'

▲ 법무법인 바른 여지윤 변호사

Q. A씨가 조합원으로 있는 조합은 우여곡절 끝에 시공자 선정 결의를 마쳤다. 그런데 일부 조합원들이 "건설사 직원들이 일부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금품을 제공했다"면서, 시공자 선정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우 시공자 선정 결의는 무효가 되는 것일까? 만약 무효가 된다면 건설사와의 도급계약에 대한 총회의 결의도 무효가 되는 것일까?

A. 시공자 선정은 조합의 사업 진행에 있어 최대 이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3주구도 시공자 선정 문제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조합은 원칙적으로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해야 한다(도시정비법 제29조 제4항).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제정·고시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따른다. 위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조합이 2018. 2. 9. 이후 최초로 시공자를 선정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조합은 일반경쟁입찰 또는 지명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해야 한다(계약처리기준 제26조 제1항). 구 시공자 선정기준에서는 제한경쟁입찰도 인정했으나, 현행 계약처리기준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건설사가 조합에 제출한 입찰서는 우선 대위원회에 상정된다. 대위원회는 총회에 상정할 6인 이상의 건설업자를 추려낸다(제33조).

이렇게 하여 선정된 건설업자들은 이때부터 홍보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건설업자는 조합원을 상대로 방문, 카톡, 메일, 방문, 홍보책자 배부 등의 개별적인 홍보를 할 수 없다(제34조 제3항). 조합원에게 사은품, 물품, 금품,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해서도 안 된다. 조합은 건설업자들의 합동홍보설명회를 2회 이상 개최해야 하고, 최초 합동홍보설명회 이후에는 개방된 형태의 홍보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건설업자들은 여기에서 홍보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시공자 선정을 위한 총회의 의결은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가 직접 출석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제35조 제1항). 가장 엄격한 의사정족수이다. 서면으로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직접 참석한 것으로 되지는 않는다. 서면결의서를 철회하고 총회에 출석한다면 직접 참석한 것에 해당한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서면결의서를 철회하고 총회에 출석한 다음, 투표용지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만 직접 참석자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도시정비법 제29조 제4항을 강행규정으로 본다. 또한 이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시공자 선정에 관한 총회 결의를 무효로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조합이 형식적으로는 경쟁입찰에 따라 시공자 선정결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위 규정의 취지를 잠탈(潛脫·몰래 빠져나감) 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위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대법원 2014다61340 판결, 대법원 2013다50466판결, 대법원 2013다37494판결). 이는 정비사업의 핵심 절차인 시공자 선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및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함이다.

어떠한 경우에 경쟁입찰에 의해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한 취지를 잠탈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대법원은 서울시 은평구 증산2구역 사건에서 입찰참가업체가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시공자 선정동의서를 매수하는 등의 부정한 행위를 했고, 이러한 행위가 시공자 선정에 관한 총회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시공자 선정 결의를 무효로 보았다(대법원 2014다61340 판결)

또한 대법원은 서울시 은평구 응암 제2구역 사건에서도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금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서면결의서 등을 받아 총회에 제출하거나 금원을 받은 조합원으로 하여금 총회에 출석해 투표하도록 한 것은 경쟁 입찰의 공정성을 해하고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결정권이나 선택권을 침해한 것으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시공자를 정하도록 한 취지에 반한다고 보아, 시공자 선정결의를 무효로 보았다(대법원 2013다50466 판결).

더 나아가 대법원은 증산2구역 사건에서 무효인 시공자 선정 결의를 바탕으로 체결된 도급계약에 대한 총회 결의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한 무효인 시공자 선정 결의를 추인하는 결의를 하는 것만으로는 시공자 선정이 유효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쉽게 말해 입찰 절차를 다시 밟아 시공자를 재선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경우 정비사업은 상당히 지연될 수 밖에 없어 조합원들은 막대한 손해를 피할 수 없다. 시공자 선정 단계에서 전문가의 적절한 법률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한 이유다. 건설업자들 또한 시공자 선정 무효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을 염두에 두고, 정비사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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