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헬스케어는 너무 뒤쳐진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어요." 특별취재팀 안상미 기자의 말에 두 여기자가 고개를 끄덕였..
[100세 시대 건강 패러다임 바뀐다] <8> 특취팀 세 여기자의 취재후기

"한국의 헬스케어는 너무 뒤쳐진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어요."

특별취재팀 안상미 기자의 말에 두 여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기자는 중국 선전에 있는 중국유전자은행(CNGB)에 다녀왔다. 14억 중국 인구의 유전자 정보는 물론, 동식물 유전자 정보 까지 모두 저장된,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자 은행이다.

"노인은 물론이고 간병인 돌봄 까지 일본 정부와 기관이 같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특취팀 막내, 채신화 기자는 일본 도쿄에 있는 신토미요양병원에 다녀왔다. 로봇이 노인과 간병인을 돌보는 최첨단 요양시설이다.

'100세 시대, 건강 패러다임 바뀐다'의 기획 취재로 2018년 연말 일본과 중국을 오간, 세명의 여기자가 10일 서울 모처에 모였다. 이세경(이하 이)·안상미(이하 안)·채신화(이하 채) 기자의 '의미있는' 뒷담화를 지면에 옮긴다. 대화는 편의상 모두 반말로 정리했다.

이: 중국 유전자은행은 국내 언론사 중에선 우리가 두번째로 취재간거라며. 어땠어?

안: 선전 외곽에 있는데 규모도, 풍광도 대단해. 건물 뒤로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앞으로는 바다, 전부 풍수를 따져서 지었다고 해. 딱 '배산임수' 자리인거지. 베이징게놈연구소(BGI)가 처음 설립됐던 날이 1999년 9월 9일이거든. 9는 한자리 숫자로는 가장 큰 숫자이기도 하고 9의 발음이 '길다, 영구하다'를 뜻하는 한자와 비슷해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래.

이: 최첨단 기관에 미신이라니. 중국인들은 어쩔 수 없구나(웃음). 유전자 검사도 직접 해봤다며?

안: 유전자 검사 자판기가 신기했어. 타고난 비만도, 주량, 운동량 등 측정할 수 있는 검사 키트가 십여종 있는데 주량을 골랐지. 침을 좀 많이 뱉어내야 하긴 했지만 간단했어. 일주일 만에 정확한 검사결과가 나왔잖아.

채: 오성(五星)급 주신(酒神)이라고 나왔다며? 정확하네.(웃음)

이: 그럼 거기엔 14억 중국인구의 유전자 정보가 다 모여있는거야?

안: 은행 안에 보관된 유전자 정보가 60페타바이트(PB)야. 하나에 2~4기가바이트(GB) 정도 하는 영화가 1억2000만편이 담긴 크기라고 보면 된데. 엄청난 양이지.

채: 그 정보는 얼마든지 악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니야?

안: 중국 내에서도 그런 우려가 나오는것 같아. 안내하던 직원이 정부가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의료와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강조를 몇번 했어. 그래도 사실 정부 허가만 받으면 뭐든 할 수 있단 얘기야. 양날의 칼이지. 사회주의 국가니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

이: 불안 요소가 있다고 해도 먼저 시작했다는게 중요한 것 같아. 유전자 정보로 미리 질병 발생을 막고, 개인 맞춤형 치료제를 만드는 것도 이미 가능하잖아.

안: BGI 직원 평균 연령이 26세야. 분위기가 정말 자유롭고 활기차. 본사 직원만 6000명이 넘고, 세계 각국에 있는 직원들도 수백명이래. 이미 중국은 한국이 쫓아갈 수 없는 단계로 올라선 것 같아.

이: 스마트헬스케어도 마찬가지야.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로 진료를 보고, 약품도 택배로 받아. 중국 정부가 기존 규정들은 다 무시하고,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지시해서 이끌어가는거야. 그러니까 혁신이 빠를 수 밖에 없지.

채: 한국 원격의료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잖아.

이: 취재해보니 규제보다는 의료환경이 더 큰 요소였어. 한국은 동네 상가에 병의원들은 한두개씩 있잖아. 의료 접근성이 좋고, 1차 병원들도 의료 서비스 질이 높아서 굳이 원격진료를 받을 이유가 없는거지.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파는건데, 우린 그게 될까.

안: 일본 요양시설은 어땠어? 거긴 정말 노인들 천국이지?

채: 사실 취재 전에 좀 걱정했어. 피곤한 간병인, 노인들이 짜증을 내면 어떡하나. 근데 분위기가 너무 평화롭더라고. 간병인들도, 환자도 행복하니 좋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 같아.

이: 시리즈 1편 서두에 예로 든 건, 실제 지인의 얘기였어. 60세에 83세 노모를 2년 반 정도 모셨는데, 내가 더 지쳐서 포기하기 전에 엄마가 먼저 떠나면 좋겠다고 매일 기도했데. 엄마가 돌아가실 때 슬픔보다 해방감을 먼저 느꼈다고 하더라. 너무 슬프지 않아? 앞으로 그런 일은 비일비재 할거야.

채: 통상 헬스케어하면 환자만 생각하잖아, 그런데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 간병인 돌봄이 환자 만큼 중요한거였어. 간병인들이 입는다는 로봇도 입어봤어. 상체를 들어올릴 때 허리에 힘을 실어주는 기기인데, 무거운 환자를 들어올릴 때 정말 도움이 된다고 해. 우리는 가족들이 직접 간병하는 문화여서 더 그렇겠지만, 그래도 간병인 보호를 너무 뒷전으로 두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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