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130) 트럼프 셧다운, 한반도의 스텐스

▲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얼마 전 고교선배의 연락을 받았다. 당신의 딸이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원하던 회사에 취업을 했는데, 트럼프 정부의 이민법 등 여러 가지 미국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비자문제로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LA에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는 안타까운 부탁이었다. 아무튼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나 행보는 평범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공화당과 트럼프를 지지하는 특정 그룹의 입맛에 맞는 정책만을 가시화 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겠지만, 의회도 아니고 미 행정부의 행보는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뿐이다. 또한 미국의 불안정은 대한민국은 물론 여타 세계 여러 국가에 그대로 전이되기에 충분하다.

미국 트럼프의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국가비상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방정부의 부분폐쇄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속될 경우 야당의 거센 반발은 물론 각종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야당이 끝내 반대할 경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또한 그 국가비상사태에 대해 트럼프는 그것을 매우 쉽게 실행할 수 있고 자신은 그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직접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연방정부의 '셧다운'사태를 해소하고 의회의 승인없이 군 예산으로 국경장벽 건설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1976년에 제정된 '국가비상사태법'은 어떤 경우에 선포할 수 있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대통령의 재량' 내지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달렸다는 게 미국 유력 언론들의 설명이다.

다만 트럼프가 실제 실행에 옮길 경우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과의 전면전은 물론 법적 소송이 불가피할 것이다. 민주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장인 에덤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가 비상사태인지를 묻는 법원 소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에 분명한 답변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의회는 양당 합의로 이를 취소할 수는 있지만 사실상 트럼프가 대통령의 권한으로 이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에도 의회가 비상사태를 취소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는 다만 그렇게 빨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나마 의회와 협상의 여지를 남겼지만 그 역시 트럼프의 성향을 감안할 때 예측하기가 어렵다.

미 하원은 '셧다운'이 끝난 후 그동안 급여를 받지 못한 공무원이 소급해 임금을 받을 수도 있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고 상원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공무원의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이고 그 자체가 국가비상사태라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채 트럼프의 대통령으로의 서명만 남겨둔 상태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21일째를 맞은 미 셧다운 사태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역대 최장기록을 깨며 장기화 될 우려가 있다.

미 국세청(IRS) 또한 업무가 거의 마비된 상황이지만, 행정부는 셧다운 기간에도 세금 환급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국립공원과 위싱턴 국립 동물원,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도 모두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직원들도 대부분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셧다운 종료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 셧다운 사태는 쉽게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문제 등 대한민국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결코 평탄치 않은 상황인데 미국의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와 대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적잖이 걱정이다. 한 마디로 여러 영역에서 결코 미국과 분리될 수 없는 한반도의 입장은 쉽게 말해 '약소국의 비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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