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택의 시점

'프로이트냐 슈가퍼프냐', '동업을 수락할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 '내가 뛰어내릴 것인가 상대가 뛰어내릴 것인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의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콘텐츠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아침 식사에서부터 동업 여부, 생존의 문제까지 주인공의 운명을 관객들이 버튼 하나를 선택해 고를 수 있다. 선택에 따라 주인공의 행동과 스토리가 바뀌어 시청자마다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한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도 현재 선택의 시점에 직면해 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자사 서비스인 '옥수수'와 지상파가 운영하는 '푹'을 합치기로 했다. 글로벌 동영상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대응하는 토종 미디어 연합군을 구축한 셈이다.

그간 국내 OTT 사업자는 이동통신 3사의 '옥수수', '올레tv 모바일', 'LTE 비디오 포털'과 카카오 '카카오TV', 네이버 '네이버캐스트', 아프리카 '아프리카TV', 프로그램스의 '왓차플레이' 등이 있었지만 유튜브나 넷플릭의 파급력에 맞수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할 여력이 부족하고 콘텐츠 제작비를 마련하기도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문제는 OTT에 관한 정부의 규제나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률상으로 보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업체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규제 적용을 받는 방송사업자가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된다. 만약 지상파와 방송사와 손잡는 SK텔레콤의 옥수수가 실시간 방송이 있다는 이유로 방송사업자로 적용되면, 까다로운 규제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을 넘길 수 없도록 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가 재도입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글로벌 사업자들의 앞마당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히려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만 제한되는 역차별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디어 시장은 전형적인 'TV' 시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도입 등 디지털 미디어로 기술과 콘텐츠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와 같은 시청자가 참여하는 획기적인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동안 국내 사업자들은 규제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조만간 관련 법안 심사가 다가온다. 선택의 시간이다. 한순간의 선택에 따라 주인공이 파국을 맞게 될 수도, 해피엔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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